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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배터리 첫 성적표… LG화학, 삼성SDI 보다 먼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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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배터리 첫 성적표… LG화학, 삼성SDI 보다 먼저 웃었다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 사진=각 사.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LG화학과 삼성SDI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두고 맞붙은 가운데 첫 성적표에선 LG화학이 승기를 잡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와 연구를 담당하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법인(LG Chem Wroclaw Energy sp. z o.o.)은 올해 2분기 매출 391억23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 헝가리 법인(SDIHU)은 44억2956만원의 매출을 올려 LG화학과는 300억원이 넘는 격차를 보였다. 삼성 헝가리 법인은 과거 PDP를 생산해왔으나 삼성SDI가 해당 사업을 중단하며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익은 양사 모두 적자였다.

삼성SDI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로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상황으로 연말이 돼야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 폴란드 공장 가동을 돌입해 가동률을 정상(80% 이상)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삼성SDI는 올해 5월에서야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헝가리 공장의 가동 시기가 늦은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제품 양산이 본격화되면 유럽 시장에서의 수익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은 각국의 환경 규제로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에서 판매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19만5000대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규모다. 순수 전기차 등을 포함하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는다. 이같은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 규모도 오는 2025년 약 32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글로벌 경쟁업계 역시 공격적으로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은 독일 동부 에르푸르트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CATL은 오는 2021년 공장을 가동해 2022년 연간 배터리 생산량을 14GWh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일본 GS 유아사는 지난 1월 88억 헝가리달러(약 358억원)를 들여 헝가리 북동부 미스콜츠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국내 기업도 추가 증설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생산규모 6GWh 수준인 폴란드 공장을 연말까지 15GWh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1회 충전에 300㎞ 주행하는 전기차 약 25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삼성SDI는 수주 상황에 따라 증설을 고려하고 있다. 재규어와 연간 5GWh 이상의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에 성공하며 헝가리 공장의 중요성은 커졌다. 현지 은행 유니크레딧으로부터 4억9500만 유로를 조달받아 실탄도 확보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