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으로 심상치 않은 유가 움직임이 신흥국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대부분의 신흥국은 원유수입국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신흥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과 함께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2017년 GDP 대비 원유 순수입 비중이 높은 신흥국 15개국은 태국(5.1%), 대만(5.1%), 한국(4.8%), 파키스탄(4.4%), 터키(3.9%), 헝가리(3.5%), 필리핀(3.3%), 칠레(3.3%), 베트남(3.2%), 이집트(2.7%), 체코(2.6%), 인도(2.5%), 폴란드(2.0%), 중국(1.8%) 순이다. 이중 노무라의 위기경보 시스템 '다모클레스'가 지적한 고위험 국가는 파키스탄, 이집트, 터키가 중복되어 있어 유가 동향에 따라 위기가 심화될지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은 유가 상승억제를 위하여 사우디와 러시아에 생산 증가를 요청하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 미국은 3대 산유국으로 일 원유 소비량 1억배럴의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와 OPEC는 12월 원유생산 협정을 합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2107년 1월 공급을 축소해서 원유가를 40% 상승시킨 바 있다.
트럼프의 희망과는 달리 공급제한 요인이 도처에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2019년 원유생산 추정도 이전 기대치에 비해 하락해서 원유공급 제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미국 원유재고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리비아와 베네수엘라도 공급을 줄이고 있다.
한편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이 미국 원유 수입을 축소하는 가운데 한국, 일본이 WTI 수입으로 이란 수입을 대체 할 것으로 알려져 미국 원유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적인 원유공급 제한으로 유가의 상승이 연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가 수입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은 하반기 내내 달러 강세와 같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경제취약국은 아니지만 한국경제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수연 전문위원 tiger6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