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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속 오늘] 9월 10일 프랑스의 마지막 단두대 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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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속 오늘] 9월 10일 프랑스의 마지막 단두대 처형

기요틴을 발명한 나라 프랑스의 파리 세느강변.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기요틴을 발명한 나라 프랑스의 파리 세느강변.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임성훈 기자] 1977년 9월 10일 프랑스에서는 아미다 드부비라는 살인과 상해죄를 지은 죄수가 단두대, 일명 기요틴이라 부르는 사형집행 기구에 의해 처형되었다. 물론 목이 잘리는 참수형이었고, 이날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기요틴은 사용되지 않았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기요틴을 도입했던 다른 나라에서도 기요틴에 의해 목이 잘린 기록은 이날 이후로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없다. 기요틴을 만들고 처음 쓰인 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쓰인 것이다.

루이 16세, 마리 앙뚜와네트, 로베스 삐에르, 당통 등이 이 기요틴에 의해 목이 잘린 사람들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단두대는 프랑스의 의사였던 조제프-이냐스 기요탱에 의해 발명되어 프랑스혁명의 역사와 함께 했다. 따라서 기요탱이라 불러야 맞겠지만 영어식으로 기요틴으로 불린다. 그런데 이 기요틴을 발명하게 된 계기가 상당히 황당하다. 프랑스 혁명 중 워낙 많은 죄수들이 죽어나가니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다가 만들어낸 것이 기요틴이다. 즉, 가장 효과적으로 처형을 하기 위해 만든 기구다. 그 전에는 주로 푸줏간 주인 등이 처형을 맡았다. 그러나 단칼에 사람 목을 자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여러번 도끼나 칼로 목을 내리치거나 칼로 ‘썰어’ 목을 잘랐다. ‘1000일의 앤’으로 유명한 영국 헨리8세의 두 번째 부인 앤 볼린이 사형집행 전날 만난 사람이 사형집행관이었다. ‘제발 단 칼에 목을 잘라주도록’ 뇌물을 줬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요틴에 의해 목이 잘려도 단번에 죽지 않는다는 논란이다. 이전의 방법과는 달라 분명히 고통은 덜겠으나 목이 잘려도 바로 의식을 잃지 않고, 일단 의학적으로 피가 뇌에 남아있기 때문에 10초 정도는 의식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실험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목을 잘라 죽이는 것은 잔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1977년까지 기요틴을 썼다는 것이 더 놀라울 정도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12월 30일 이후 21년 간 단 한건의 사형집행도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이 되었다. 즉, 법률적으로는 사형제가 존치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사형집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나라인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더 나아가 12월 12일 ‘세계 인권의 날’에 맞추어 사형제 중단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건 사형제를 폐지하든 남겨두든 이제 더 이상 목이 잘려 죽는 일은 없어졌다는 것이다. 프랑스도 1981년에야 사형제가 완전히 폐지되었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