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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등 증권사 신용융자 영업비밀 공개 임박, "화려한 날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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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등 증권사 신용융자 영업비밀 공개 임박, "화려한 날 가고"

협회통해 이자율 산정방식 공시 예정, 우려아니라 현실
조달금리·가산금리 등 대상, 선제적 금리이벤트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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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방식 공개를 놓고 살길 찾기에 바빠졌다. 영업비밀격인 조달금리와 가산금리가 외부에 공개됨에 따라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전에 대대적인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이벤트를 통해 신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규모 늘어난 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수익 급증


증권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브로커리지에 못지 않은 핵심 수익원인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방식 공개가 임박했다. 신용융자가 고금리 이자 장사라는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조달금리와 가산금리가 낱낱이 공개되면 대대적으로 이자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신용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할 때 종목별 증거금률에 따라 증거금을 납입하고 결제일에 부족한 결제자금을 증권사가 빌려주는 신용서비스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 신용융자는 그야말로 알짜 사업이다. 기간에 따라 연 5~11%의 고금리를 받으면서도 위험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왜일까? 신용융자 시 담보설정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담보설정 뒤 최소 담보비율을 유지한 채 주가가 그 아래로 하락하면 반대매매로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또 증권사가 시장 상황에 따라 신용융자 종목을 추가 혹은 제외하거나 최소 담보비율도 올릴 수 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규모를 키운 초대형 IB들이 지난 상반기 최고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을 냈다. 늘어난 자기자본만큼 신용공여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압도적이다. 상반기 신용공여 이자수익을 보면 자기자본이 8조1649억원으로 사이즈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는 1431억원으로 전년보다 46.1% 급증했다. 다른 초대형 IB도 비슷하다. 한국투자증권 873억원, KB증권 84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3.3%, 29% 증가했다.

특히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은 50% 넘게 고성장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810억원, 삼성증권은 80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1.1%. 55.4% 급증하며 상반기 최대 실적 달성의 견인차가 됐다.

◇11월 신용융자 이자율 조달금리와 가산금리 공시, 이자율 인하 불가피


하지만 이 같은 ‘신용공여 이자수익 잔치’가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당국이 증권사의 알짜수익원인 신용융자 이자율에 대해 어떻게 금리가 책정되는지, 금리 수준이 적정한지 그 과정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하반기 금융투자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융자 이자율 조달금리와 가산금리를 공시할 예정이다. 공시시기는 11월 예정이지만 전산작업 속도에 따라 앞당길 수도 있다.

세부적 공시 항목을 정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조달금리와 가산금리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업무 원가 등의 항목들도 증권사로부터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가항목 관련 공시가 시행되면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압박이 가속화할 것은 분명하다. 그간 고금리 장사의 민낯이 드러나며 현재의 고이자율을 유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받는 유통금융 차입 한도를 기존 1조2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3000억원을 증액했다고 밝혔다. 약정금리는 전월 CD91일물 금리평균+10bp로 지난달 말 기준 1.75% 수준이다. 쉽게 말해 자금 조달금리가 1.75%라는 것이다.

신용융자 이자율은 어떨까?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이자율은 기간에 따라 연 7.5~9.5% 수준으로 차입 금리가 1.60~1.90%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균 6%가 넘는 마진인 셈이다.

이에 따라 영업비밀이 공개되기 전에 대대적인 신용융자 이벤트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KTB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신용융자 이자율을 연 1.99%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대상은 신규·휴면 고객으로 비대면계좌를 개설하면 최초 대출에 대해 3개월 동안 적용된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신융융자 이자율 연 3.5%의 우대금리를 60일 동안 제공한다. 대상은 비대면으로 계좌개설한 신규·휴면 고객으로 평생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도 함께 적용하고 있다.

대형사도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움직임이 감지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고객등급별로 금리를 1%씩 인하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일부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이자율을 인하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 이자율 산정방식은 일종의 영업비밀”이라며 “돌발 디폴트 발생 시 반대매매를 행사해도 담보를 받을 수 없는 리스크도 뒤따르는데 당국이 고금리 장사 측면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시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활용한 고위험 거래가 많아져 투자자 입장에서는 도리어 손해”라며 “당국이 투자자보호를 이유로 투기매매를 조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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