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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짚는 그래픽경제] 먹다 먹다 '경제학의 법칙'까지 잡아먹는 온라인 공룡 '아마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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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짚는 그래픽경제] 먹다 먹다 '경제학의 법칙'까지 잡아먹는 온라인 공룡 '아마존 효과'

[글로벌이코노믹 조수연 그래픽 저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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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저널 조수연 전문위원


최근 베네수엘라는 석유를 가진 자원 부국임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물가 상승률로 한 국가가 공중 분해되는 위기에 처했다. 이처럼 물가관리는국가를 유지하는 최우선 과제이며 각국 중앙은행의 사명은 물가관리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 정도다.
이런 물가관리는 1971년 달러화를 금으로 교환하는 금 태환이 폐지되고 달러가치가 미국의 경제력에 기반한 달러환율로 결정되면서 그 중요성이 커졌다. 전 세계 국가의 부와 경제가치가 달러로 표시되고 전 세계 금융‧자본시장이 24시간 연결되어 있는 시대다. 달러화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금리이고 미국 경제의 상태에 따라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조절하는데 그 중요한 지표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다.

미 연방준비위원회는 경제가 과열되어 실업률이 떨어지고 임금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이 큰폭으로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금리를 올려 시중의 자금을 흡수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경기를 식히는 통화정책을 취하게 되는데 이 근거가 실업률과 물가 간에는 안정적인 역의 상관 관계가 입증된다는 '필립스 곡선'이다. 1861년부터 1957년사이의 자료를 바탕으로 윌리엄 필립스가 실증 연구를 통해 제안했고 그 이후 경제학자의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어 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 필립스 곡선에 문제가 발생했다. 전대미문의 통화완화 정책과 재정정책으로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은 대폭 회복했으나 물가상승률이 좀처럼 속도를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도 8월 근원PCE 물가지표가 목표치인 2%를 달성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EU나 일본은 아직도 요원한 상황이어서 경제가 회복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쳐 있다. 섣부른 판단으로 금리를 올렸다가 어렵게 살린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은 유가 등 핵심적인 원가비용을 제외하면 임금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즉 경제성장률 만큼 임금이 상승해야 하는데 오르지 못하는 이유로 고령화, 4차산업과 같은 자본집약적 산업발달, 공유경제, 대기업 집중 등 경제학자들은 다양한 설명을 하고 있다.

골치아픈 실업률과 물가 간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8월말 미국 와이오밍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도 논쟁이 격렬했다. 흥미 있는 것은 아마존이라는 온라인 유통회사 브랜드가 거론된 것이다. '아마존 효과'는 처음 유통산업이 온라인화 되면서 나타난 소비 수요의 변화가 오프라인 시장을 흡수하는 것을 지칭했다. 최근에는 아마존처럼 유통산업이 거대화, 효율화 되면서 제품의 유통가격 상승이 제한되어 물가가 오르지 못하는 현상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하버드의 경제학자 알베르토 카발로가 이번 잭슨홀의 발표에서 아마존 효과가 물가에 미치는 새로운 현상을 경고했다. 아마존, 월마트 등 유통산업의 공룡들이 첨단 알고리즘에 의한 가격정책을 시행하면서 환율변화, 무역분쟁 등에 따른 영향이 소매가격에 즉시 반영되어 물가의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를 관리할 틈도 없이 물가가 외부 충격에 반응하여 어디로 튈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 중앙은행 총재이면서 유럽중앙은행 금리결정위원인 젠스 와이드만은 급격한 기술발달이 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일시적이고 장기적으로는 디지털화의 물가에 대한 효과는 소멸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마존 효과가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인지는 더욱 분석해봐야 알 것이다. 다만 온라인 책방에서 전 세계 금융정책에까지 영향을 주는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 그리고 '구글링'에 이어 '아마존효과'를 생산하는 미국 산업의 역동성이 놀라울 따름이다.


조수연 그래픽 저널 전문위원 tiger6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