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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원, 국정감사 도마 오르나… 공정위 '내부거래 심화' 기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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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원, 국정감사 도마 오르나… 공정위 '내부거래 심화' 기업 주목

서브원의 내부거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서브원의 내부거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관련 규제 강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브원 내부거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서브원과 LG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많다는 점에서 올해 국정감사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짙다고 내다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브원이 LG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 지원으로 달성한 매출은 4조2400억원으로 전년(3조4146억원)대비 24% 늘었다. 이 중 내부거래 비중은 74.26%에 달한다.

지난 2014년부터 서브원의 내부거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2014년 69.69%를 기록했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72.27%로 늘었다. 2016년 71.47%, 2017년에는 74.26%를 기록했다.

이 같은 양상은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적 상승을 견인한 해외실적은 모두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서브원은 멕시코, 미국,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총 20건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모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전자 등 계열사 혹은 계열사 해외법인이 발주처다.

내부거래 덕에 지난해 25위였던 서브원의 해외수주실적은 올해 11위까지 뛰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서브원의 올 상반기 해외건설 총 수주액은 4618억원으로 작년 한 해 동안 달성했던 수주액(778억8729만원)의 5.9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브원은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플랜트 시공 등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 건설사들 틈바구니에서 11위라는 실적을 낸 것은 놀라운 결과”라면서 “LG 계열사가 아니었다면 올리기 힘든 실적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서브원은 ㈜LG가 지분 100% 보유한 계열사다. 8월 17일 공정공시에 따르면 ㈜LG의 최대주주는 11.6%를 소유한 故구본무 전 회장이다. 구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7.57%, 구광모 회장은 6.12%를 소유 중이다.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3.39% 등 오너일가가 43.25%를 보유 중이다.
서브원의 실질적 주인은 'LG 오너일가'인 셈이다. 이와 함께 내부거래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서브원이 LG 오너일가의 '곳간'이 아니냐는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서브원은 매년 ㈜LG에 배당금을 집행한다. LG로 배당된 금액은 결산을 통해 총수일가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배당된다.

업계에서는 서브원이 다음 달 예정된 국정감사의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개정을 앞두고 있는 공정거래법 때문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월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 브리핑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총수일가 지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과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담겼다.

앞서 지난 6월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공시실태 통합점검을 통해 규제 사각지대 회사를 발표한 바 있다.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 대부분이 여기 포함됐으며, LG그룹에서는 서브원과 LG CNS 등 네 곳이 포함됐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내부거래와 관련한 국회 논의는 국정감사가 끝나고 이뤄질 것 같다”면서도 “사각지대에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특정할 수 없지만 공시실태 통합점검 때 언급됐던 기업들이 국정감사에서 집중 언급될 가능성도 물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법 개정을 통해 부당한 내부거래 사각지대를 보완하겠다는 것이 공정위의 의지”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대해 서브원 관계자는 “배당금은 ㈜LG 매출에 귀속되며 그룹 배당금 또한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한 주주들에게 배당되는 것”이라며 “매년 배당금이 줄어들고 있고, 현금배당성향도 7%한자리수로 동종업계나 다른 자매사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내부거래에 대해서는 “미래사업투자를 위한 계열사의 연구, 생산시설에 대한 건설투자 증가로 건설부문 매출이 상승하였으나, 단기간 프로젝트의 건설사업 특성상 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내부거래 비중은 낮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