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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천년 기업가의 회계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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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천년 기업가의 회계철학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천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 꼭 만들어야 할 가장 중요한 시스템 3가지는 후계자 양성 선발 시스템, 인사관리 시스템, 그리고 회계 시스템이다. 사실 천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만들기 전에 먼저 경영철학을 정립해야 한다. 경영철학이 없으면 경영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결국은 추락하게 된다. 경영철학이 있더라도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없는 것보다도 못하다. 경영철학과 다른 행동을 하게 되면 내부 불만이 쌓이기 때문이다. 이런 대표적인 예가 최근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다. 이들 회사는 분골쇄신 하지 않으면 유사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고 결국은 사회가 이들을 용납하지 못할 수준까지 도달할 것이다.

‘회계를 모르면 경영을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회계는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회계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 특히 천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회계철학이 있어야 한다. 실제 작동되는 회계철학이 있어야 한다.
회사의 존재 목적 중 하나는 이익을 창출하여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다. 이익은 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이면 된다. 이익은 매출에서 비용을 뺀 것이다. 그렇다고 이익이 모두 현금으로 손에 쥐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익이 발생했더라도 외상 매출금이나 재고자산에 묻혀있기 때문에 발생한 이익만큼 현금이 없을 수도 있다. 반대로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현금흐름이 좋은 예도 있다. 이런 경우는 비용으로 계상된 감가상각 비용이 이전에 지급된 비용이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경영자는 회계경영 철학에 기초한 현금흐름 경영을 해야 한다,

회계철학과 현금흐름 경영에 대한 전문적인 서적이 아닌 실제 사례를 참고하고 싶다면 이나모리 가즈오의 ‘아메바 경영’이나 ‘회계경영’을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1959년 교세라를 창립한 이후 60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경영을 한 생존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2010년 파산한 일본 항공인 JAL의 경영을 맡아 3년 만에 역대 최대의 흑자를 낸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84년 이나모리 재단을 설립했으며, 노벨상에 버금가는 교토 상을 제정했는데 1998년 백남준이 이 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회계철학을 바탕으로 천년 기업가가 가져야 할 회계철학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천년 기업가의 회계철학은 첫째 투명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회계의 투명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회삿돈과 개인 돈을 구분해서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사장이 회삿돈과 내 돈을 구별하지 못하면 결국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작은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이것 때문이다. 고도화된 정보화 사회에서 투명하지 않은 경영을 하게 되면, 내부 폭로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고 회사가 문을 닫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될 것이다.

둘째, 회계는 장식용이 아니라 실제 경영 지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1년에 한 번 결산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회사 경영을 누구나 알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과거에는 이런 시스템을 만들기 어려웠지만, 요즘은 큰 비용 투자 없이 이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시스템을 만들기 전에 제도가 정비되어 있어야 하며,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는 구성원 개개인이 회계 시스템을 통하여 자신의 회사 공헌도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아메바 회계경영은 이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이를 통해 사업가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후계자를 양성할 수도 있다.

넷째는 현금흐름 경영이다. 장부상의 이익보다 더 중요한 것이 현금흐름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전문경영인과 오너 경영인의 가장 큰 차이점도 현금흐름 경영이다. 전문 경영인은 장부상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오너 경영인은 현금흐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결국 현금이 흐르지 않으면 아무리 흑자를 냈더라도 도산하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이중체크 회계 시스템이다. 사람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부정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좋다. 그 방법의 하나가 이중체크 시스템이다. 실제로 돈을 사용하는 쪽과 비용을 정리하는 부분이 달라야 서로 견제가 가능하다.

여섯째는 단순 원칙이다. 경영자는 물론 구성원들이 간단하게 회계 시스템을 이용하여 회사의 경영사항과 자기부서 또는 자기의 회사 경영에 대한 공헌도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제품이나 용역의 흐름이 장부와 일치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회계 시스템에서 예산 제도는 좋은 점도 있지만 바람직하지 못한 부분도 많이 있다. 정부에서 연말이 되면 남은 예산을 처리하기 위해 멀쩡한 보도를 뜯고 재설치하는 사례가 많이 있었다. 요즘은 이런 사례는 많이 사라졌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지금도 정부의 이런 예산 제도의 맹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경영자가 회계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회계는 경영상태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계는 회사의 정보를 말해주는 가장 정확한 자료이다. 이런 회계 시스템이 투명하지 못하다면 결국 투명하지 못한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사람이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경영의 기초라고 한다. 투명한 회계철학 없이 구성원의 마음 얻기는 불가능하다. 더욱이 천년 기업가에게는 실제로 작동하는 회계철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