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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쿼터문턱서 면제발표…강관사와 CSP제철소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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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쿼터문턱서 면제발표…강관사와 CSP제철소 '기사회생'

-쿼터량 도달 이후 BIS신청 등 무역조건 증명해야
- 미국시장 특화품목 수출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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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국 아르헨티나 브라질산 수입 철강재에 대해 선별적으로 면제를 허용하는 행정성명에 서명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특히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합작해 만든 브라질 CSP제철소는 미국 수입할당량의 문턱에서 올해 호조를 이어갈 기회를 얻게 됐다. 세아제강과 현대제철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강관사들에게도 희소식이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예외 승인이 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데다 미국 철강업계가 이번 조치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는 것.
국내 업계는 쿼터면제를 위한 추후 절차를 충실히 이행, 최대 성과를 거두겠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 냉연도금재 등 연 3000만 톤의 수출에 비상등이 켜진 우리나라 전체 철강산업에도 긍정적으로 받여들여진다.

◇향후 미국향 수출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쿼터 면제 선언으로 당장 수출길이 뚫린 것은 아니다. 한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수입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해서 예외를 요구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또 쿼터가 채워진 이후에도 일정 조건에 따라 수입을 진행할 수 있다. 유정용강관(OCTG) 등 한국산 철강재를 수입하는 회사의 경우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산업안전국(BIS)에 우선 신청해야 한다. 특히 할당량을 초과하기 전에 미국 내 생산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번 조치에 대한 미국 현지 반응은 극명히 갈린다. 한국산 수입에 의존하는 OCTG 및 브라질산 슬래브 등의 소비 회사들은 적극 환영한다는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수입제품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철강업계 및 정치권 일부 인사들은 이번 조치에 대한 배경과 설명을 요구하면서 반대의 입장을 표명, 비판을 날을 세우고 있다.

한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에 대한 쿼터면제 이후 다른 수입산 제품에 대한 요청도 더 강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27일 기준 상무부는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해 3만305건의 면제 요청을 접수했다. 이 중 결정된 건수는 10%에도 미치지 않는 3559건이었다. 2351건은 승인됐고 1458건은 거절됐다.

◇쿼터 문턱 한국 유정관 슬래브 등 수출 숨통

트럼프 대통령의 쿼터면제로 가장 큰 혜택이 예상되는 품목은 OCTG 중심의 강관과 슬래브다. 이들 두 품목 모두 미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 관련 회사는 세아제강과 현대제철 휴스틸 정도가 될 전망이다. 특히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브라질에 합작해 만든 CSP제철소 슬래브 사업에 숨통이 트었다.

미국 세관 및 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브라질산 슬래브(탄소강 기준) 수입쿼터는 지난달 27일 기준 73%를 넘었다. 분기별 쿼터량은 105만 톤이다. 올해가 지나기 전에 쿼터량은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브라질산은 미국 내 수입산 점유율이 50%에 이른다. 의존도가 큰 만큼 미국 내 소비자들의 면제 요청이 잇따랐다. 아르셀로미탈 등 브라질 현지 공장을 운영, 수출하는 업체들은 6월 미국 정부에 서신을 보냈고, 이는 약 3개월이 걸려 이번에 면제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CSP제철소는 이번 조치에 따라 올해 수출 호조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수출호조는 물론 비교적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산 슬래브 수출 가격은 쿼터량이 점차 소진되면서 하락을 면치 못했다. 미국 수출 가격은 580~590달러에 달했지만 최근 2개월 동안 550달러대(오퍼기준)로 낮아졌다.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대체하는 가운데 하락 압력을 받은 것이다. 유럽 등 인근 지역 오퍼 가격은 530달러대까지 낮아졌다.

국내 세아제강 휴스틸 등 강관사들에도 희소식이 됐다.

우리나라의 미국향 강관 수출은 이미 상반기가 가기도 전에 쿼터의 60%를 넘어섰다. 10월 이전에 100%를 채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올해 1~7월 기준 강관 수출은 133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나 급감했다. 이 같은 추세는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우려됐었다.

업계 관계자는 “3월 미국 232조 실행 전후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있었다. 대체 노선을 어느 정도 마련한 상태”라면서도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쿼터 면제 조치로 인해 한숨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변수는 있다. 예외 신청이 수만건(한국 863건)에 이르는 가운데 미국 철강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또 예외 승인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