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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무기고에 '진짜' 총 사라지고 '장난감' 총 덩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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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무기고에 '진짜' 총 사라지고 '장난감' 총 덩그러니

파라과이, 경찰 역사상 최악의 총기 유출 스캔들…암시장서 밀거래

FN FAL은 7.62mm 탄을 사용하는 전투소총으로, 냉전 중 벨기에의 파브리크 나시오날 드 에르스탈사에 의해 개발되었다. 자료=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FN FAL은 7.62mm 탄을 사용하는 전투소총으로, 냉전 중 벨기에의 파브리크 나시오날 드 에르스탈사에 의해 개발되었다. 자료=유튜브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남미 파라과이에서 경찰서 무기고에 보관되어 있던 수십 자루의 전투용 소총이 나무나 플라스틱 모형과 장난감으로 바꿔치기 되어 암시장에서 밀거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파라과이 내무부는 27일(현지 시간) "장난감으로 바꿔치기 되어 유출된 소총들은 암시장을 통해 밀거래되는 것으로 보이며 경찰과 범죄 조직이 연루된 범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파라과이 경찰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스캔들"이라고 보도했다.

사건은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인근 카피아타의 경찰 무기고에서 발생했다. 당시 신형 소총으로 교체하기 위해 42자루의 'FN FAL 전투소총'을 보관 중이었으며 빼돌려진 소총은 낡긴 했지만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

총기 분실을 발견한 것은 지난 7월9일. 내무 장관까지 사건이 보고된 것은 8월15일이었다. 바꿔치기 된 '가짜' 소총 중에는 실물과 같은 무게와 형태의 정밀한 모조품도 있었다. 그리고 이 총기들은 브라질 등 인접국과 밀거래되고 있으며 범죄 조직에 의한 범행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과이 암시장에서 소총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1년 전. 당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경찰은 비공식 조사를 진행하면서 총기 보관 책임자를 모두 해임했다. 또 조사 중 드러난 42자루 외에도 총기의 수는 더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파라과이 경찰은 올해 1~7월 사이 90여 자루의 총기 행방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내무장관은 "경찰이 총기를 없애는 등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경악했다.
FN FAL은 전설적인 AK소총 같은 7.62㎜ 탄을 사용하는 전투소총이다. 냉전 중 벨기에의 파브리크 나시오날 드 에르스탈사가 개발해 많은 NATO 국가 및 비 NATO 국가들이 채용했다.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성공적인 군용 소총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서방세계에 가장 널리 보급된 총으로 민간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러한 희소성에 의해 남미 지역에서 FN FAL는 최고 1만달러(약 110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