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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늘어난 초대형IB, 공격적 투자행보에 NCR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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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늘어난 초대형IB, 공격적 투자행보에 NCR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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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증권업계가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자기자본 4조원 대의 초대형 IB들의 재무 건전성 지표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초대형 IB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자기자본을 대폭 늘리면서 그동안 주저하던 대체투자, PEF투자 등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28일 IB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중 하나인 순자본비율(NCR)은 2분기 평균 553%를 기록했다. 1분기에 비해 30%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5대 대형증권사 NCR은 951.8%포인트 대폭 감소했다. 2분기 5대 증권사의 평균 NCR은 1437.9%로 전분기(1628.26%)대비 줄었고, 지난해 말 기준 1687.4%에 비해서도 하락하는 등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위험액을 뺀 뒤 필요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눠 산출된다. 보통 수치가 높을 수록 자본 여력이 높다.

NCR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건, 자기자본을 대폭 늘린 초대형 IB들이 적극적으로 모험자본을 활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차익보다 중장기 수익을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NCR 기준은 150%로, 대형증권사의 1000%대의 NCR은 아직도 자금 활용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대형증권사들은 상반기 사모투자펀드(PEF), 대체투자 등에 공격적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5개 증권사들은 상반기 총 5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831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투자했으며 NH투자증권(778억원), KB증권(728억원), 한국투자증권(639억원), 삼성증권(524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NCR이 1분기 2717.8%에서 2분기 1699.9%로 1000%포인트가 넘게 감소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미래에셋글로벌유니콘PEF에 무려 2238억원을 투자했으며, MBK파트너스가 선보이는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에도 270억원 투자했다.

대체투자도 활발히 이뤄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판교 알파돔시티 오피스빌딩에 4000억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상반기에만 2조8400억원 가량의 자기자본투자(PI)를 집행했다. 셀다운 등 일부 자금 회수를 제외하고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영업용 순자본 비율이 하락했다는게 회사측의 입장이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 입찰에 참여했으며, 양재동 P타워도 인수에 성공했다.

반기보고서를 보면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전체 영업이익에서 IB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6.64%, 29.1%를 차지해 5대 증권사 중 선두에 올라있다.

NH투자증권도 발행어음 사업 승인을 받으면서 같은기간 NCR이 기존 1712.7%에서 1555.0%로 대폭 줄었다. KB증권도 1594.1%에서 1503.5%로 대략 90%포인트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NCR은 1049.49%로 집계돼 1분기와 비교하면 13.6%포인트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말(1469.90%)와 비교하면 42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9월 미국 텍사스주 가스발전 '미드스트림' 인프라 사업에 투자자로 나선다. 투자규모는 발행어음 수탁금을 활용한 3000~4000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항공기나 부동산 등 투자를 넘어 에너지 사업에 뛰어둔 건 이례적이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 변수 없이 고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삼성증권의 NCR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삼성증권의 NCR은 1분기 1080.8%에서 1381.6%로 300.8%포인트나 증가했다. 지난해 말 1033.54%에 비해서도 대폭 상승했다. 이는 영업용순자본이 4000억원 가량 늘어난 영향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불안정한 증시 흐름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철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향후 대내외 잠재리스트 요인이 증권사 수익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나 기업금융 확대 등 증권사 재무 리스크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