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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빈그룹 '삼성 따라하기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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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빈그룹 '삼성 따라하기 행보' 눈길

부동산에서 출발 AI‧빅데이터 등 하이테크 산업으로 변신 시도

삼성이 서초구 삼성타워를 소유한 것처럼 빈그룹은 하노이에 실리콘밸리를 모방한 빈테크센터를 설립한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이 서초구 삼성타워를 소유한 것처럼 빈그룹은 하노이에 실리콘밸리를 모방한 빈테크센터를 설립한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의 빈그룹(VinGroup)을 언급하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생각나는 첫 단어는 '하이테크'가 아니다. 오늘날의 '빈그룹' 브랜드를 만든 것은 바로 부동산, 무역, 서비스 등이며 기업 가치는 100억 달러를 넘어선다.

최근 충격적인 발표에 따르면 베트남의 '넘버 원' 그룹은 이러한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고 싶어한다.
빈그룹에 따르면 '기술‧산업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해 2028년까지의 목표는 빈그룹이 글로벌 기술‧산업‧서비스 그룹으로 올라서며, 그 중에서 기술은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라고 명시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글로벌 그룹으로 올라서기 위해 기술그룹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빈그룹이 언급한 것처럼 국가 수준의 기술 그룹들이 대부분 비슷한 방법으로 시작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노키아(Nokia)는 목재 공장에서 시작했다. 닌텐도는 카드를 판매했다. LG 설립자인 구인회는 럭키(Lucky)라는 화장품으로 개업하고 나중에 골드스타(Goldstar)라는 라디오와 합작하여 럭키골드스타(Lucky Goldstar, LG의 옛 명칭)를 설립했다.

다른 업종으로 시작해 기술 분야에 들어가는 것은 흔한 일이다.

빈그룹에게 가장 흥미를 주는 기업은 삼성이다.이미지 확대보기
빈그룹에게 가장 흥미를 주는 기업은 삼성이다.

수많은 유명 기업 중에서 빈그룹에게 가장 흥미를 주는 이름은 바로 한국의 '삼성'이다. 삼성도 기술 분야로 개업하지 않았다. 1938년에 이병철 창업자가 '삼성'인 작은 판매 회사를 설립했다. 건 생선, 면 및 야채, 과일로 6‧25 전쟁 전에 회사의 규모를 40명으로 키웠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개업했고 이번에 설탕 공장을 설립하고 그 다음에 털실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처음의 성공을 통해서 다른 분야로 경영활동을 확대했다. 1960년대 말에 박정희 대통령 체제에서 한국 업체들이 기술 분야에 들어가서 발전을 시작했다. TV에서 라디오, 휴대폰, 반도체칩까지 삼성이 기업의 위상을 세우고 글로벌 기술 그룹이 되었다.

삼성의 출발이 식품가계라면 빈그룹의 출발점은 우크라이나 하프키프(Ucraina Kharkov)에서 현 빈그룹의 회장인 팜 니얏 브엉(Pham Nhat Vuong)의 탕롱(Thang Long)식당이다. 이 식당과 라면 생산 공장은 백화점, 고가 부동산 등과 같은 빈그룹의 시발점이 되었다.

'기술이 주요 비중을 차지한다'는 선언문 중에는 '한국의 거인' 삼성과 유사점을 많이 제안했다.

우선 자회사로 소프트웨어 연구를 진행시킨다. 이 자회사의 이름은 빈테크이며 빈그룹이 소프트웨어 발전과 생산을 위한 인사 및 인프라에 집중시키고, 그 중 AI에 특히 중요한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삼성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반도체칩에 대한 최고의 기업이면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삼성 서초 타워를 모방한 빈테크센터(Vin Tech Center)와 빈테크시티(Vin Tech City)도 설립한다.

빈그룹의 시작은 우크라이나에서 시작된 국수공장이다.이미지 확대보기
빈그룹의 시작은 우크라이나에서 시작된 국수공장이다.

다음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다. 삼성은 스타트업을 위한 1억5000만 달러의 NEXT 펀드가 있다. 빈그룹은 베트남만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싶어한다. 이외에 응용과학/기술 연구 지원 펀드를 만들었다. 삼성은 외주 업체를 위한 연구 지원 프로그램도 가지고 있다.

빈그룹은 한국의 삼성과 다른 점도 많다. 예를 들어, 1980년대 당시에 반도체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고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이건희 회장의 뛰어난 안목 덕분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반도체칩에서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빈그룹은 미래에 오늘날의 반도체칩과 같은 역할을 할 빅데이타, 인공지능 (AI)과 같은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80년대부터 지금까지 반도체칩이 기술혁명의 필수 요소였다면 빅데이터와 AI는 미래에 소매‧생산‧관리‧의료‧교육 등과 같은 분야에서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이 모든 잠재력에 시선을 고정한 채 그룹의 역량을 투입하는 빈그룹이 베트남을 넘어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