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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 자동차시장 뚫어라…한일 '총성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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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 자동차시장 뚫어라…한일 '총성없는 전쟁'

수입차-현지생산업체-토종업체간 힘겨루기 3파전

8월 첫째 주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일본산 브랜드 수입차들이 전체 수입규모의 81%를 차지했다.이미지 확대보기
8월 첫째 주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일본산 브랜드 수입차들이 전체 수입규모의 81%를 차지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총성이 울리고 있다.
일찍이 베트남 자동차 시장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전쟁 조짐은 보였다. 올초부터 아세안 지역내 수입차 무관세 조항이 발효되자 베트남 정부는 곧바로 비관세 장벽으로 맞섰다. 한동안 치열한 기 싸움으로 수입차 시장은 침체됐다.

하반기부터 비관세 장벽의 기준을 충족한 수입차 업체의 공세가 시작되면서 수성에 나선 현지 생산업체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완성차 수입업체인 도요타, 스즈키 등 일본 브랜드와 현지 기업과의 합작 생산업체인 현대차, 기아차 등 한국 브랜드가 자존심을 걸고 작은 한-일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가 가세하면서 베트남의 자동차 시장은 3파전 양상을 띨 전망이다.

7월 차량판매 톱10에서 현대 i10이 1위를 차지했다.이미지 확대보기
7월 차량판매 톱10에서 현대 i10이 1위를 차지했다.

■ 비관세 장벽에 수입차 시장 냉각


호치민시 세관에 따르면 지난 7개월간 수입된 자동차는 지난해 동기 대비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치민시의 예산수입이 7조동(약 3500억원)이나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 올해 7월까지 수입차 규모는 9300만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억1800만달러였다.

주요 원인은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된 시행령 116호에 따른 것이다. 이 법령의 핵심은 수입차에 대한 각종 테스트 인증서 제출과 모든 차량이 차량배출가스 안정성 테스트를 통과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침은 2018년부터 ASEAN 국가의 수입차 무관세 방침에 따라 기존 50%에 이르는 고관세가 철폐되자,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베트남 정부는 수입규제를 까다롭게 하기 위해 비관세 장벽을 내세웠다.

일본, 미국 등 주요 수출업자들은 '완성차판매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상반기 수입차 시장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빈패스트는 하이퐁 경제특구에 연간 50만대의 생산이 가능한 자동화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빈패스트는 하이퐁 경제특구에 연간 50만대의 생산이 가능한 자동화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 빠른반격 '일본 수입차'…시장확대 '한국 생산차'


하지만 8월 첫주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시행령 116호에 따른 수입요건을 충족시킨 수입차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3일부터 9일까지에만 약 3130만달러 규모의 자동차 1287대가 수입됐다.

불과 1주일 동안 지난 상반기 전체 수입 규모의 30%가 채워졌다. 이중 81%가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됐다.

수입된 차량은 대부분 도요타 포트너와 아반자, 미쓰비시 엑스팬더, 스즈키 에르티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세안 국가에서 현지 생산을 주도해 왔으며 태국, 인도네시아의 경우 점유율이 80%를 넘어선다. 무관세 혜택을 받은 아세안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일본 완성차들의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앞서 수입차들이 주춤한 사이 현지생산업체들도 전략모델들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해 왔다. 현재 베트남의 자동차 생산기술은 아직 조립생산만 가능한 단계다. 한국의 현대와 현지 탄콩그룹이 합작한 '현대탄콩'의 생산모델과 일명 '타코'사라 불리는 현지 쯔엉하이의 기아 모닝이 대표적인 현지생산 차량이다.

통계가 아직 미흡한 수준이지만 베트남 자동차생산자협회와 현대탄콩의 집계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점유율 1위는 타코, 2위는 현대탄콩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말 기준으로 현대탄콩의 i10모델이 1820대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톱10안에 현대탄콩 모델이 3대, 기아차가 2대 올랐다. 나머지 5대는 일본 브랜드였다.

현지 관계자는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수입산과 토종 자동차간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질 것"이라며 "기아차 모닝과 현대 i10 등 한국의 소형차 모델의 경쟁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 빈패스트 가세 '3파전' 양상

연말에는 베트남의 재벌기업인 빈그룹이 발족시킨 빈패스트가 가세한다. 빈패스트는 북 베트남 하이퐁시 딘부 깟하이 경제자유구역에 연 50만대 생산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연말이면 5인승 세단과 7인승 SUV를 중심으로 연간 10만~20만대의 자동차 및 오토바이가 생산될 예정이다. 현재 빈그룹은 지멘스, 보쉬 등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회사들과 기술 협력을 확대 중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중국과 한국의 자동차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빈패스트를 총괄하는 빈그룹의 응웬비엣꽝 부회장은 "메이드 인 베트남의 위상을 높이고 동남아시아 최고 자동차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