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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미국 내 공자학원 폐쇄 압력…첫 규제 입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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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미국 내 공자학원 폐쇄 압력…첫 규제 입법도

스파이 활동 조직으로 의심받고 있는 공자학원에 대해 미국 내에서 폐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앤드류 왕자가 영국 런던의 공자학원을 방문해 1000번째 교실 개설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스파이 활동 조직으로 의심받고 있는 공자학원에 대해 미국 내에서 폐쇄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앤드류 왕자가 영국 런던의 공자학원을 방문해 1000번째 교실 개설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미국 대학 등에 설치된 중국 정부의 비영리 교육기구 '공자학원' 폐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올 들어 텍사스 농업기술대학, 웨스트 플로리다대학, 노스 플로리다대학이 공자학원을 폐쇄한 데 이어 중서부 미네소타 주에서는 주의회 의원 41명이 지난 7월 공자학원이 설치된 미네소타대와 세인트 클라우드 주립대에 공자학원 폐쇄 요구 서한을 연명으로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네소타주 의원들은 서한에서 "공자학원은 대학 연구활동을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 대학교수협회의 과거 공자학원과의 관계 단절 권고를 인용해 공자학원은 학문의 자유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네소타대와 세인트 클라우드 주립대는 현 시점에서는 공자학원의 폐쇄에 부정적이다.

미국 내 공자학원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는 규제 입법에서도 드러난다. 2019 회계연도 국방예산의 틀을 정하는 국방수권법은 공자학원 활동에 제동을 걸 첫 조치로 미 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외국어 교육프로그램 예산이 공자학원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미국 각 대학들은 국방부가 지원하는 외국어 교육프로그램 강좌 유치에 열을 올려왔다. 국방부가 국방수권법에 공자학원을 규제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각 대학들은 국방부 지원을 받는 강좌를 유지하는 대신에 공자학원을 폐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학원은 중국이 중국어와 중국문화 보급을 위해 전 세계 각국에 설립, 현재 세계 138개국에 515곳이 있다. 그러나 공자학원이 단순한 문화 보급을 넘어 중국의 이념을 전파하고 타이완·티베트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을 검열하는 등 학문의 자유마저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미국 정부 내에서는 공자학원이 비전통적인 첩보 수집 조직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