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오기 전 쿠바 대사 역임…직물산업 한때 경제 70% 장악
현재 '건설 붐' 한창…도로, 공항건설 등 인프라 구축 나서
코로나도 주한 과테말라 대사는 이력부터 특이하다. 한때 부통령 후보에 출마했던 정치인이고, 법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현역 법조인이며, 직업 외교관이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대사들은 많다. 그러나 그의 외교관 커리어를 보면 “왜 한국에 부임했을까?” 싶을 정도로 남미지역에서 외교관 생활의 대부분을 보냈다.
한국에 오기 전 그는 주러시아 대사와 CIS 지역 여러 나라 대사를 겸했다. 그러나 그는 주로 니카라과, 브라질, 쿠바 대사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쿠바와는 인연이 깊어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그의 친형이자 쿠바 독립의 영웅 피델 카스트로와 가깝다. 아마도 이러한 경력이 그가 한국에 부임한 이면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한국에서 베트남 등 여러 나라의 대사직을 겸하고 있으며 주평양대사도 겸하고 있다. 주평양대사로서 그만큼 적합해 보이는 인사도 없다.
과테말라는 중미의 작은 나라이지만 교통의 요지다. 서쪽으로는 태평양, 동쪽으로는 대서양을 끼고 있다. 북쪽으로는 멕시코와 미국, 남쪽으로는 거대한 남미 시장이 있다. 이렇듯 좋은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으나 과테말라는 아직 개발도상국이다. 산업이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이다. 과테말라의 가장 주요한 산업은 직물산업이다. 한때 과테말라 경제의 70% 정도를 장악했을 만큼 직물산업이 호황이었다. 우리나라도 140여 기업이 과테말라에 진출해 과테말라 직물산업의 50% 정도가 한국 기업들에 의해 운영되던 때도 있었다.
그 밖에 커피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은은한 향의 과테말라산 커피는 세계 어디서든 맛볼 수 있다. 그러나 1, 2차 산업 위주의 경제발전이 이루어지다 보니 국가산업 구조가 균형을 맞출 수 없었다. 이에 과테말라는 유통업과 관광업 쪽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모두 끼고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한 이점(利點)을 적극 살리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테말라에 현재 ‘건설 붐’이 일고 있다. 민관합동으로 주로 도로, 공항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으로는 포장재 산업이 어느새 과테말라의 주력 산업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 등에서는 상품 포장 시 이미 ‘비닐 용기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를 노리고 과테말라는 남부의 자유무역지대에 대규모 포장재 공장을 지어 북미와 남미로 수출되는 제품들이 과테말라에 들러 포장되고 다시 수출하는 연결 통로를 만들어 놓고 있다.
또한 그간 다소 불안하게 비쳐졌던 과테말라의 인상을 지우고 적극적으로 관광산업에 뛰어들었다. 사실 마야문명의 중심은 과테말라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정 불안과 국내 문제로 도외시 되었던 관광산업도 인프라 구축과 함께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도 대사는 다양한 마야 유적지에 아직 ‘아시아계’ 호텔이 들어와 있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 했다. 주한 과테말라 대사관은 롯데호텔 안에 있다.
호방한 성격의 코로나도 대사와 인터뷰하다보니 과테말라를 직접 다녀온 듯 생생했다. 과테말라의 K-Wave, 한류부터 한국기업들의 과테말라에 대한 경제 기여까지 다양하게 주제를 바꿔가며 인터뷰하다보니 인터뷰가 끝날 무렵 과테말라가 훨씬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코로나도 대사는 “한국의 기업들이 과테말라의 직물산업에 큰 기여를 했듯이 화장품, 제약 등 화학 관련 제품, 관광과 유통업에 적극 진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년 인천과 멕시코시티 간 직항 취항으로 20시간이 넘게 걸리던 한국과 과테말라의 거리가 14시간 정도로 줄었다”고 강조하며 더욱 가까워진 거리만큼 과테말라와 한국의 경제적 협력도 훨씬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