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 로드맵③] '복지'와 '개혁' 사이 갈팡질팡하는 정부, 외면당하는 청년들

기사입력 : 2018-08-1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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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복지'와 '개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청년들이 혜택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 이후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신혼희망타운 등 각종 정책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동시에 각종 부동산 대책을 추진하며 시장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세부요건을 두고 정부가 ‘복지’에 초점을 맞추는지, ‘개혁’에 초점을 맞추는지 갈팡질팡 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주택공급 제도를 일부 개선했다. 이 과정에서 신혼부부 기준을 기존 혼인기간 5년 이내에서 7년 이내로 확대했다. 여기에 1자녀 이상 조건을 없애고 무자녀 가구도 포함시켰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을 ‘개혁’하겠다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정작 실수요자들이 시장에서 내몰리는 양상이다. 공급 대상자가 확대되면서 청약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기존 1순위는 혼인기간 3년 이내 신혼부부였지만 유자녀 가구가 1순위로 올라섰다. 혼인 기간이 아니라 자녀 유무가 더 중요한 순위 지표가 된 것이다.

이에 3년 이내 결혼 기간의 무자녀 신혼부부들은 2순위로 밀려나게 됐다. 이제 막 결혼해 자녀가 없는 ‘진짜’ 신혼부부들이 순위에서 밀려난 셈이다. 자녀는커녕 배우자도 없는 20대 무주택자들은 청약 당첨 기회가 아예 막혀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3년 차 신혼부부 정모씨(34)는 “집을 사기 위해선 애가 ‘필수’라는 말이 돌고 있다”면서 “주거가 안정된 후 아이를 갖고 싶은데 오히려 정부가 이를 막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근 출시한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된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많지 않다는 주장이다.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은 10년 간 연 최고 3.3%의 높은 금리와 소득공제, 이자소득세 면제혜택을 제공하다. 가입 대상은 19세 이상 29세 이하, 연 3000만원 이하의 소득이 있는 무주택 세대주다.

논란이 되는 것은 ‘소득이 있는 무주택 세대주’라는 조건이다. 직장에 다니지 않고 부모님 집에 사는 대학생 등은 혜택에서 제외된 셈이다.

건국대학교에 다니는 임모씨(23)는 “부모님 집에 살면 다 금수저, 오피스텔에 자취하는 애들은 가난하다는 말이냐”면서 “실제 청년들 중 대학생이 많을텐데 결국 진짜 청년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법적으로 비과세를 적용하려면 근로소득이 반드시 있어야한다”면서 “아르바이트도 근로자로 소득 증빙이 되고, 통장 개설 당시 재직 중이기만 하면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의 취지는 저소득 청년 무주택 세대주에게 청약기회와 함께 내집 장만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부모의 도움으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소득 수준이 준수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제외된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복지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실제 혜택을 받아야하는 2030세대가 사각지대로 내몰린 셈”이라며 “주거복지 로드맵과 각종 부동산 정책을 맞물리게 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개혁하겠다는 게 정부의 뜻인 것 같다. 그러나 복지에 가려 형평성이 어긋나지 않도록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전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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