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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종현 SK회장 20주기' SK그룹 “최종현 선대회장 정신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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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종현 SK회장 20주기' SK그룹 “최종현 선대회장 정신 기린다”

- 최 선대회장, 10년 내다본 혜안으로 무자원 산유국, ICT∙반도체 강국 등 미래비전 모두 실현
- 오는 24일 워커힐서 열리는 20주기 행사에 각계 인사 500여명 참석, 고인의 뜻 기릴 예정

故 최종현 회장이 1981년 초 내한한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담소를 나누는 장면. 최종현 회장은 제 2차 석유파동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외교'를 통해 우리나라의 원유공급 문제를 해결했다. 사진=SK이미지 확대보기
故 최종현 회장이 1981년 초 내한한 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과 담소를 나누는 장면. 최종현 회장은 제 2차 석유파동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외교'를 통해 우리나라의 원유공급 문제를 해결했다. 사진=SK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미래는 도전하는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SK그룹의 기반을 쌓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20주기 추모식이 오는 24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최 선대회장이 이룬 업적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SK그룹의 최고경영자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을 ‘무자원 산유국’으로 만들고,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으며, 세계 최초 CDMA 상용화로 ICT 강국의 기반을 닦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 선대회장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한 원대한 꿈을 치밀한 준비(지성)와 실행력(패기)으로 현실로 만든 기업인이다.

그는 대한민국을 이끌 인재를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사재를 들여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 가난한 대한민국 청년들을 조건 없이 유학 보내는 등 평생을 인재양성에 힘썼다.

또한, 전경련 회장 시절인 1997년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병마와 싸울 때도 산소호흡기를 꽂은 채 경제 살리기를 호소했던 최 선대회장은 1998년 8월26일 69세의 일기로 생을 마쳤다.

최 선대회장은 화장(火葬)이 드물었던 시절 화장 유언을 남겼고, 가족들이 이를 실천해 사후에도 큰 울림을 남겼다.

◇“운(運)만으로 큰 사업을 할 수 없다” 치밀한 준비로 SK 경영


폐암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회장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 사진=SK이미지 확대보기
폐암수술을 받은 故 최종현 회장이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7년 9월, 산소 호흡기를 꽂은 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경제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 사진=SK
최 선대회장은 지난 1962년 10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친 후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섬유업계 최초로 4만6000달러 규모의 인조견을 홍콩에 수출, 섬유그룹으로서 SK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그는 자본, 기술, 인재가 없었던 1973년 당시 선경(現 SK)을 세계 일류 에너지∙화학 회사로 키우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천명했다.

섬유회사에 불과한 SK가 원유정제는 물론 석유화학, 필름, 원사, 섬유 등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선언한 것이다. 당시 많은 이들이 ‘불가능한 꿈’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최 선대회장은 장기적 안목과 중동지역 왕실과의 석유 네트워크 구축 등 치밀한 준비 끝에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했고, 1983년부터 해외유전 개발에 나섰다.

이듬해인 1984년 북예멘 유전개발에 성공한 뒤 1991년 울산에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PX) 제조시설을 준공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최 선대회장은 생전 미래설계가 그룹 총수의 역할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산업동향 분석을 위해 1984년 미국에 미주경영실을 세웠고, 이후 정보통신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그는 미국 ICT 기업들에 투자하고 현지법인을 설립해 이동통신사업을 준비했다. 이후 1994년 7월 마침내 한국이동통신의 경영주체가 돼 대망의 종합 통신기업으로의 진출기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종현 회장 경영철학, 최태원 회장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져


故 최종현 회장이 1986년 해외 유학을 앞둔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SK이미지 확대보기
故 최종현 회장이 1986년 해외 유학을 앞둔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SK


최 선대회장이 남긴 경영 DNA는 장남 최태원 회장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는 항상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한 끝에 SK를 직물회사에서 석유화학과 정보통신을 아우르는 그룹으로 성장시켰다면, 최태원 회장은 2011년 하이닉스 인수 등을 통해 반도체와 바이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최태원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직후 “하이닉스가 SK 식구가 된 것은 SK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오랜 꿈을 실현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30년 전 최종현 회장의 못다 이룬 꿈을 언급했다. 최 선대회장이 1978년 미래 산업의 중심이 반도체가 될 것임을 예견하고 선경반도체를 설립했으나 전 세계를 강타한 2차 오일쇼크로 꿈을 접어야 했던 과거를 회상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이 1998년 취임할 당시 SK그룹은 매출 37조4000억원, 순이익 1000억원, 재계 순위 5위였으나 현재는 매출 158조원, 순이익 17조3500억원, 재계 순위 3위로 성장했다. 또한, 선대회장의 사업보국과 사회공헌 경영철학은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가치와 공유인프라 전략 등으로 진화 발전해 여러 이해관계자의 더 큰 행복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편 SK그룹은 최종현 회장 20주기를 맞아 최종현 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기리고 있다.

구성원의 기부금을 모아 숲 조성 사회적기업인 트리플래닛에 전달, 5만평 규모의 숲을 조성키로 했다. 14일부터는 고인의 업적과 그룹의 성장사를 살펴 볼 수 있는 20주기 사진전을 주요 사업장에서 개최하고, 24일에는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경영철학을 재조명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항수 SK그룹 홍보팀장(전무)은 “최종현 회장의 혜안과 통찰 그리고 실천력은 후대 기업인이 본받아야 할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SK그룹은 앞으로도 최종현 회장의 경영철학을 올곧게 추구해 사회와 행복을 나누는, 존경받는 일등기업으로 지속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