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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땅 당장 사야하나?…통일경제특구 기대감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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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땅 당장 사야하나?…통일경제특구 기대감 쑥쑥↑

[특별기획-통일은 블루오션?] ⑤파주와 접경지역

통일경제특구 조성 후보지인 파주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파주 접경 인근 지역의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통일경제특구 조성 후보지인 파주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파주 접경 인근 지역의 모습.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임성훈 기자]

전국 땅값이 끊임없이 뛰고 있다. 지난 상반기만 해도 전국 평균 땅값은 2.05%가 상승했다. 그 중 가장 땅값이 크게 오른 지역은 어디였을까? 짐작대로 파주다. 파주는 지난 상반기 5.60% 땅값이 상승해 전국 평균 땅값 상승률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강원도 고성이다. 고성은 4.21% 올랐다.
파주와 고성의 공통점은 두 지역 모두 남북한 접경지대라는 데 있다. 벌써부터 통일의 꿈을 안고 이 지역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기대감을 더욱 높인 것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2016년 5월 대선공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통일경제특구 조성 추진을 약속하며, "파주·개성·해주를 연계한 통일경제특구는 10·4정상 선언이 만든 참여정부의 꿈이고 또 저 문재인의 꿈"이라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이런 공약은 '꿈이 앞선' 공약이었다. 남북관계는 얼어붙을대로 얼어붙어 있고 아무도 남북정상회담이 이렇게 빨리 실현되고 나아가 미북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물론 아직 개성공단이 재개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주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의 방북이 이어졌고, 곧 평양방문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이 다시 재개된다면 통일경제특구는 보다 더 구체화 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경제특구는 기존 개성공단과 비슷하면서도 차이점이 분명하다. 개성공단이 남한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하는 형태라면, 통일경제특구는 더 나아가 남과 북의 인적·물적교류를 그 목적으로 한다. 남북이 협력하는 것을 기본구도로 접경지역에 경제협력이 가능한 특구를 조성하여 접경지경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남북경제공동체 실현을 촉진하겠다는 개념이다.

또한 개성공단이 경공업 위주로 밖에 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는 데에 비해 파주는 미래형 첨단산업과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도입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파주에는 이미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LG이노텍, ASE코리아, 희성전자 등이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어 그 배경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땅투기로 몸살을 앓았다. 지금도 그러한 잔재를 완전히 벗어던지진 못했다. 만약 통일경제특구의 구상이 보다 더 구체화 되기 시작한다면 접경지대의 땅값은 얼마가 뛰어오를지 아무도 예상을 못 할 수준이 될 것이다.
고성도 마찬가지다. 이미 인프라가 어느 정도 건설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곳의 땅값 역시 지금보다 훨씬 큰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다.

철원 역시 아직 인프라가 갖춰져 있진 않지만 평야지대로 남과 북이 연결된 지형 때문에 앞으로 각광 받을 지역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고려해야 할 점은 너무 성급한 기대에 대한 우려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중 한 사람인 짐 로저스는 "한반도는 5년 내에 통일된다"고 내다보며 "북한은 유력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이 예측은 이미 2016년에 한 것이다. 2016년이면 남북관계가 오늘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그의 말에 일관성이 있었다면 그의 투자 예측은 상당한 신뢰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 2016년 같은 해 로저스는 "한국의 공무원 열풍에 깜짝 놀랐다. 사랑하는 일을 찾는 청년이 줄어든다면 한국은 5년 안에 몰락할 것"이라고도 예언했다. 같은 해에 한 말이 이처럼 상호 모순되는 데 그의 말을 100% 믿을 것만은 아니다. 특히나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듣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통일은 취사선택 할 수 있는 투자가 아니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 하고 고려할 점이 많다. 단지 모두가 바라보고 있다고 나도 바라봐서는 결코 세상을 순리로 이끌진 못 할 것이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