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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베트남의 '성공방정식' 빈그룹은 어떤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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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베트남의 '성공방정식' 빈그룹은 어떤 기업?

라면 사업으로 출발 부동산 재벌그룹으로 발돋움

라면장사로 시작해 부동산 재벌이 된 후 최고기업이 되기까지 빈그룹을 이끈 팜 니얏트 보홍(Pham Nhat Vuong) 빈그룹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라면장사로 시작해 부동산 재벌이 된 후 최고기업이 되기까지 빈그룹을 이끈 팜 니얏트 보홍(Pham Nhat Vuong) 빈그룹 회장.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에서 빈그룹(Vingroup)은 한국의 삼성으로 통한다. 최대이면서 최고 재벌그룹이다. 부동산으로 시작해 유통, 병원, 국제학교, 미디어, 자동차, 스마트폰 등 손을 대지 않는 사업이 없다.

특히 빈그룹은 최근 그야말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국차와 휴대폰을 자체 생산하겠다며 자동차 제조업체인 빈패스트와 휴대폰 제조업체인 빈스마트를 설립하고, 바이오연구를 통한 농업과 미디어회사도 설립했다. 베트남에서의 생활은 빈그룹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해도 괜한 소리가 아니다.
요즘 베트남에서는 '최고의 성공=빈그룹'이란 공식이 있을 정도다. 우스갯소리로 베트남에서 이상적인 성공은 빈맥(병원)에서 태어나 빈홈즈(고급아파트)에 살면서 빈스쿨(국제학교)에 다니며, 생활용품은 빈컴센터(백화점)나 빈마트(대형슈퍼)에서 해결하고, 빈스마트(휴대폰)와 빈패스트(자동차)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휴가를 떠날 때는 빈퍼랜드(사파리, 워터‧테마파크를 갖춘 리조트)에서 보낸다.

최근에는 국가정책에 발맞춰 가난한 노동자들을 위한 서민주택단지 해피랜드(Happy Land) 조성에도 나섰다.

빈그룹을 이끄는 팜 나얏트 보홍 창업자 겸 회장은 베트남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가 중 한명이지만 말수가 적고 과묵하다. 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오직 일부 측근들만 알고 있다. 다만 그에 대한 모든 정보는 지난 10년간 진행된 빈그룹의 '엄청난'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소문으로 유추할 수 있다.

특히 빈그룹은 부동산 분야에 뒤늦게 진출했지만 비나코넥스(Vinaconex), 송다(song da), HUD 등 베트남 건설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수많은 업체를 제치고 가장 큰 부동산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중요한 점은 빈그룹이 단순히 건설에만 그치지 않고 베트남 아파트, 도시단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데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이 진출한 분야에 소비자들의 수준 자체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팜 나얏트 보홍 회장의 사업방식은 이제 다른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다.

■ '포장라면'에서 시작된 전설


지난 5년 가까이, 베트남에는 '빈(Vin)'이라는 글자가 붙여진 수많은 브랜드들이 랜드마크에 들어섰다. 빈콤(Vincom‧쇼핑몰), 빈홈(Vinhome‧고급 아파트), 빈펄(Vinpearl‧엔터텐먼트), 빈스쿨(Vinschool‧국제학교), 빈멕(Vinmec‧병원), 빈마트(Vinmart‧대형슈퍼), 빈에코(Vineco‧편의점 체인) 등 이루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빈그룹의 모태는 테크노컴(Technocom)으로, 1993년 우크라이나에서 설립된 인스턴트 국수 전문 회사다. 먹고 살기 어려운 1990년대에 우크라이나의 도시 하르코프(Kharcov)에서 시작했다. 이 도시에서 성공한 사업가가 있었는데 억만장자의 경우 보홍 회장이 첫 번째 외국인 부자로 신문에 실렸다.

빈그룹은 부동산 뿐만 아니라 유통, 교육, 엔터테인먼트, 자동차, 휴대폰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빈그룹은 부동산 뿐만 아니라 유통, 교육, 엔터테인먼트, 자동차, 휴대폰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1990년대 초 모스크바의 지질 조사학교를 졸업한 보홍 회장은 아내와 우크라이나 하르코프로 이사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서 억만 장자 팜 니얏트 보홍의 국수 창업에 대한 전설이 시작됐다. 경제 위기로 배급표가 도입되었을 때, 보홍과 그의 동료들은 하르코프에서 인스턴트 국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미비나(Mivina)'라는 낯선 국수는 빠르게 하르코프 시장과 우크라이나 전역에 진출했다.

품질이 좋고 저렴하고 우크라이나의 원재료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몰다비아, 폴란드, 독일, 이스라엘 등 유럽의 전 시장으로 널리 판매됐다.

회사 리더 보홍 회장은 소기업인 테크노컴(Technocom)을 유명한 미비나(Mivina) 브랜드를 가진 대그룹으로 발전시켰다. 미비나는 우크라이나 100대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됐다.

■ 부동산으로 신화를 쓰다


보홍 회장은 지난 2010년 수출 식품으로 유럽 전역에 테크노컴 브랜드를 널리 알린 다음에 2010년 네슬레(Nestle) SA에게 테크노컴을 팔았다. 판매 시점에 테크노컴의 매출액은 연간 1억 달러 이상에 달했다. 이후 보홍 회장은 베트남으로 돌아와 빈펄(Vinpearl)과 빈컴(Vincom)이라는 두 가지 전략적 브랜드로 고급 관광 및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1년 여름 보홍 회장은 빈펄 럭셔리 나트랑(Vinpearl Luxury Nha Trang) 5성급 리조트와 빈펄 골프클럽(Vinpearl Golf Club)을 개장하여 영업을 시작했다. 빈펄 럭셔리 다낭(Vinpearl Luxury Da Nang) 및 푸꾸옥(Phu Quoc)과 같은 빈펄(Vinpearl) 브랜드의 고급 리조트는 베트남 전 지역의 빈펄(Vinpearl) 브랜드 개발 전략에 중요한 진전을 보였다.

같은 해 11월 보홍 회장은 빈컴(Vincom) 회장으로서 공식 취임했다. 이후 2012년 초 그는 빈펄과 빈컴을 합병해 빈그룹(Vingroup)을 탄생시켰다. 여기에서 빈그룹은 전략적 브랜드 그룹과 함께 개발된 베트남 최고의 민간 경제 그룹이 되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빈그룹의 시장 리더십은 지난 10년 동안 베트남 부동산 개발 분야에서 잘 나타났다. 2014년 중반, 억만 장자인 보홍 회장의 빈그룹은 공식적으로 빈홈즈센터파크(Vinhomes Central Park)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빈컴랜드마크(Vincom Lanmark)를 포함하면 총 투자자본이 30조동(약 1조5000억원)에 달했다. 며칠 전 완공된 베트남의 새로운 마천루 빈컴센터 '랜드마크81(Landmark)'의 존재는 빈그룹 부동산의 '정수'다.

얼마 전 호치민에서 공식 오픈한 빈컴센터 랜드마크81은 빈그룹 부동산의 정수로 꼽힌다.이미지 확대보기
얼마 전 호치민에서 공식 오픈한 빈컴센터 랜드마크81은 빈그룹 부동산의 정수로 꼽힌다.

빈그룹의 도시 체인 중 최고급 주택단지인 빈홈즈리버사이드(Vinhomes Riverside)는 '아시아 태평양 최우수 복합 프로젝트'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며 꾸준히 존경 받고 있다. 타임시티(Times City), 로얄씨티(Royal City) 등은 2014년과 2015년에 '베트남 최고의 복합 프로젝트'로 극찬을 받았다.

이전에는 베트남의 어떤 도시지역도 하노이(Hanoi)의 타임씨티, 로열씨티, 빈홈즈리버사이드나 호치민(Ho Chi Minh)의 빈홈즈센트럴파크(Vinhomes Central Park)와 같이 모든 시설을 구비한 복합 주거공간을 개발하지 못했다. 빈그룹의 빈홈즈 도시체인 사업은 중급‧고급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도시 표준을 만들었다. 빈그룹이 개발 한 '빈컴' 상점은 상업센터와 연결되는 주거지역의 일부이며 회사의 시장 리더십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도 한다. 빈컴의 상점은 전통적으로 비즈니스와 주거라는 '두가지 수요'를 충족시켰다.

또 빈홈즈에 이은 빈씨티(VinCity) 프로젝트는 도입 초기부터 전체 부동산 시장에 많은 관심을 끌었다. 빈씨티 프로젝트는 대도시와 지방에서 구현되면서 중산층 고객에게 대도시의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저비용으로 만들어진 저품질의 주택에 살았다. 외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혀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다. 빈씨티는 이러한 기존 개념을 완전히 바꾸기를 원했다. 중간 소득자는 땅값이 비싼 지역을 벗어나면 더 큰 편의시설을 갖춘 주거공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빈그룹은 주택 프로젝트 개발과 병행하여 소매 쇼핑 센터 건설을 주도하고 있다. 빈그룹의 투자분야에서 소매가 주력이다. 소매 판매는 빈그룹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빈그룹은 빈마트(Vinmart) 매장을 향후 2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우선 수익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 다음 외국 투자자들이 진출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다. 향후 몇 년안에 빈그룹은 전국에 약 1만 개의 빈마트와 400개의 빈컴 쇼핑센터를 보유할 계획이다.

■ 각별한 '성공 DNA'는 무엇?


금융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빈그룹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국내 및 국제 자금과 전환 채권을 동원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이것은 이 회사를 '각별한 성공'으로 올려놓았다. 예를 들면 빈그룹은 자본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상업용 부동산(일반적으로 사무실 건물)을 판매함으로써 프로젝트 진행 초기에 자본회전이나 현금흐름 창출을 용이하게 하는 데 능숙한 전문가들이다.

재무 전문가들은 빈그룹이 국제 부채를 사용함으로써 지난 2012~2013년 연간 대출 비용의 약 3 %를 절약할 것으로 예측한다. 대규모 자본 시장에 대한 접근성은 빈그룹이 어려운 시장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토지의 건설 및 확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영원한 창업 정신


지난 2017년 9월 빈그룹은 하이퐁에 있는 딘부-차하이(Dinh Vu - Cat Hai) 경제 단지에 빈패스트 자동차 생산 단지의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이것은 빈그룹의 6개 핵심영역에 중공업을 참여시키는 첫 번째 단계인 일곱 번째 핵심 비즈니스 영역이다.

빈패스트를 통해 억만 장자 보홍 회장의 야망은 동남아시아의 선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가 되어, 오는 2025년까지 최대 5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60%의 국내 생산비율로 첫 제품을 생산하는 데 2년을 제시했다. 베트남 자동차산업은 20년이 지났지만 현지화 비율이 10%밖에 안 됐다.

보홍 회장은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빈그룹에는 '용기', '모험', '노력', '열정과 행동의 진지함' 등 4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보홍 회장은 "자신 있다고 하더라도 많이 있지 않아요. 다만 도전과 모험 정신일 뿐이지. 그런데 무엇을 하든지 열정, 노력 그리고 진지함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홍 회장은 5만명의 빈그룹 직원과 함께 '영원한 창업정신'인 기업문화를 공유하고 싶다고 전했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