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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폭스 인수에 베이징 승인 '암초'…투자자 회의적 시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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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폭스 인수에 베이징 승인 '암초'…투자자 회의적 시각 확대

트럼프의 무역전쟁 탓 中당국 승인 얻지 못할 가능성 높아

월트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 계획은 베이징의 승인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이미지 확대보기
월트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 계획은 베이징의 승인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월트디즈니의 21세기 폭스 인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중국 당국의 승인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미중 무역전쟁이 디즈니와 폭수 합병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합병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회사 월트디즈니가 21세기 폭스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713억달러(약 79조4781억원)에 인수한다는 계획이 양사의 주주에 의해 27일(현지 시간) 승인됐다.

뉴욕 맨해튼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의 임시 주주 총회에서 인수 금액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주주의 약 99%가 인수 계획에 찬성했다. 이어 디즈니는 사상 최대 규모의 미디어 분야 사업 통합 실현을 향해 한 단계 전진했다고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중국과 유럽의 반독점 당국의 승인이라는 고비가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견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업 통합 계획은 미 법무부가 이미 승인한 상태이지만 중국을 포함한 다른 15개국의 독점 금지 당국의 승인도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무역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해 "중국 당국이 이번 승인 절차를 보복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실제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은 지난 2016년 네덜란드의 동업계 NXP 반도체의 인수를 발표했지만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 계획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폭스는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상반기에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주 총회 후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어떠한 거래도 미중 무역 전쟁의 전략적 도구와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밥상은 차려졌지만 언제 수저를 들어야 할지 여전히 모르는 상황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