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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오늘은 32억원, 내일은 34억원” 강남 집값 상승의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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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오늘은 32억원, 내일은 34억원” 강남 집값 상승의 ‘특별한’ 이유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한 부동산. 방문객도, 매물 전단지도 찾아볼 수 없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한 부동산. 방문객도, 매물 전단지도 찾아볼 수 없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그러나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이런 가격 상승 뒤에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재건축사업 ‘최대어’로 꼽힌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단지 인근 도로변에는 공인중개사무소가 줄지어 있다. 그러나 사무소를 찾는 발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따금 전화로 상담하는 손님들만 있을 뿐이다. 부동산을 찾으면 항상 붙어 있는 매물 정보 전단지는 한 장도 찾아볼 수 없다.

서초구 반포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이후로 거래가 뚝 끊겼다”면서 “이따금 전화로 매도·매수 문의를 하시는 분들만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이주수요로 인한 전세 문의는 많이 있지만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거래가 끊긴 상황이지만 집값은 오르는 중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8% 상승하며 5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아파트값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개포주공, 한신4차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 대한 매수세 증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강남 4구 아파트값은 모두 상승했다. 강남구(0.07%)가 가장 많이 올랐고, 송파구(0.05%), 강동구(0.04%), 서초구(0.01%)가 뒤를 이었다. 이들 4개구를 비롯한 강남 11개구의 매매가도 전주(0.08%)대비 상승폭(0.09%)이 커졌다. 잠실, 대치, 개포동에서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며 가격이 오른 것으로 감정원은 분석했다.

그러나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이 같은 집값 상승이 단지 지표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송파구 잠실동 B부동산 대표는 “매물 거래가 갑자기 늘어난 건 맞다”면서도 “저가매물이 거래되고 있긴 하지만 고가 단지는 매수문의만 늘고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호가만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상한 거래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 단지 매물이 최근 32억원에서 35억원까지 올랐다.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라면서 “최초에 매물을 내놓은 뒤 매수자가 나타났는데 호가를 1억원 더 올리더라. 이후 그 가격에 사겠다는 매수자도 나타났는데 이번엔 다른 중개사에서 35억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며 거래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로 위축된 시장이 이러한 양상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규제로 인해 공급이 사라진 시장에서 매도우위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양도세 중과 이후에 장기보유로 돌아선 이들이 많다. 특히 재건축 지역 같은 경우에는 거래 가능한 매물 자체가 적은 상황”이라며 “매도 우위 분위기에서 거래가 되다보니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매도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이어 김 팀장은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하반기에 변수로 꼽히는 조건들의 영향력이 적을 것이라며 수요공급 불균형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현 정부의 시책이 수요 억제나 과열 양상에 대해서는 효과를 냈다. 그러나 공급부족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공급 정책이 없다는 게 불안요인”이라며 “금리가 변수로 많이 꼽히는데 현 시장을 볼 때 큰 변수는 안 될 것 같고. 심리적으로는 추가매수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