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버린 '노계' 베트남서 특산품으로 둔갑

한류 편승 싸구려 마케팅 눈살…한국 이미지 타격 우려

기사입력 : 2018-07-28 07:00 (최종수정 2018-07-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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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먹지 않는 노계들이 베트남에서는 '쫄깃한 특산품'으로 팔리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한국산'이면 무조건 좋아한다?

베트남에서 한류의 인기에 기댄 '싸구려 마케팅'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 먹지 않는 노계(老鷄·묵은닭)이 베트남에서 특산품으로 변해 비싸게 팔리고 있다. 무분별한 '한류 마케팅'이 한국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베트남에는 농장에서 대량으로 사육하는 닭 품종 외에도 수십 종의 맛있는 지역별 특산 닭 품종이 있다. 이러한 닭들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베트남 전 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우수 닭 품종들이 이제 우습게도 폐기된 닭, 또는 머리가 잘린 채 버려진 닭 등 상품가치가 전혀 없는 닭들에게 오히려 위협을 받고 있다.

시작은 중국이다. 지난 2012년 중국산 머리가 없는 버려진 닭이 베트남 시장에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당 1만동~1만5000동(약 500~750원)에 불과한 닭들이 밀수입 된 후 닭고기로 변신해 부위별로 10만동에서 11만동(약 5000~5500원)에 판매됐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방목해 기른 닭'이라는 거짓광고에 속아 즐겨 사먹었다. 하루 100t까지 판매된 이 닭은 수입량만 월 7만~10만t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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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특산품으로 둔갑한 싸구려 한국산 노계들이 조리되어 판매되고 있다.

공안당국이 수사에 착수한 뒤 이런 중국 닭들이 사라지자 한국의 노계들이 갑자기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안 먹고 버려진 이 닭들은 쫄깃하게 맛있는 특별한 닭으로 둔갑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하노이의 대형마트에서 튀긴 노계 암탉 1마리에 7만동(약 3500원)을 주며 30분이나 줄을 서서 사먹는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싸구려를 좋아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사로잡은 이런 노계는 한국식으로 바삭하게 조리되어 더욱 더 눈길을 끌고 있다. 때문에 인기가 높아져 이젠 슈퍼마켓뿐만 아니라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제는 '한국의 쫄깃한 닭'이 아니라 베트남의 '특산품 닭'으로 변신해 1마리에 13만동(약 6500원)씩 하루 수백 마리가 판매된다. 그러나 이러한 노계는 사람이 먹는 게 아니라 가축 사료로 사용된다.

한국 닭을 판매하는 슈퍼마켓 주인은 "온라인이나 SNS를 보면 한국 암탉들을 필요한 만큼 쉽게 구입할 수 있다"며 "한국식으로 바삭하게 튀긴 닭들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toadk77@ 응웬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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