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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댐 붕괴사고, "SK건설 책임보다 환경생태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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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댐 붕괴사고, "SK건설 책임보다 환경생태계 탓"

리베라시옹 등 유럽 언론, 환경생태계 영향 가능성에 무게

SK건설이 건설 중인 라오스 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유럽 언론들은 시공사의 책임이라기보다는 환경생태계의 문제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 피안강의 범람 모습. 사진=트위터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SK건설이 건설 중인 라오스 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유럽 언론들은 시공사의 책임이라기보다는 환경생태계의 문제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 피안강의 범람 모습. 사진=트위터 캡쳐
[글로벌이코노믹 임성훈 기자]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언론들은 24일(현지 시간) 라오스에서의 댐 붕괴 사고 소식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 댐은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건설 중인 댐이다. 그러나 정작 유럽 언론들은 라오스에서의 사고를 시공사측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환경생태계 탓으로 돌리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프랑스의 중도좌파 언론인 리베라시옹은 올리버 듀크티유 파리농업기술대학교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고를 상세히 진단했다.

듀크티유 교수는 아타파주 세 피안-세 남노이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의 댐 붕괴는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댐 붕괴 원인이 시공사인 SK건설의 책임이라기보다는 환경적 영향과 자연재해적 탓으로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라오스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프랑스 회사가 시공한 남 툰2 수력발전소 건설을 시작으로 수십 개의 댐을 건설하거나 계획 중인데 이후 환경영향평가를 라오스 정부에서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철저한 언론통제 하에 정확한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듀크티유 교수에 따르면 라오스는 원래 산악지형이기 때문에 수력발전에 적합하며 40%의 메콩강 수원이 라오스에 내리는 비로부터 발원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라오스의 수력발전소에서 공급되는 전기는 태국과 베트남으로 보내지며 이번 사고가 난 세 피안-세 남노이 수력발전소에서 공급될 전기의 90%가 태국으로 보내질 예정이었다. 이에 2010년 한국 합작회사와 태국 라차부리전력이 라오스 정부로부터 세 피안-세 남노이 수력발전소 프로젝트를 낙찰 받았다.

이번에 무너진 댐은 길이 770m, 높이 16m의 주목적 댐이 아닌 두 번째 보조댐인데 이미 이전부터 장마의 영향으로 메콩강의 지류인 세 피안 강이 범람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아타파주는 인구밀도가 1㎡ 당 10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적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듀크티유 교수는 "전기는 매우 이윤이 많은 사업이기 때문에 지극히 '일부 특정집단'에 의해 좌우된다"면서도 "또한 이윤이 많이 남는 사업이기 때문에 시공사들이 굳이 불량 시멘트로 시공했다든지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결국 이 사고의 조사 권한은 시공사와 라오스 정부, 특히 라오스의 에너지자원부에 권한이 있다. 그러나 라오스가 라오인민혁명당 1당 독재체제이기 때문에 그 정확한 원인 규명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데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BBC 등도 이번 사고를 사실 위주로 보도하며 "환경단체들이 이미 지난 수년간 라오스의 수력발전계획이 지역 사회와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고 전했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