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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온 사고 후폭풍 어디까지?…필리핀 헬기수출에 걸림돌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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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온 사고 후폭풍 어디까지?…필리핀 헬기수출에 걸림돌 될 수도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의 분리된 로터가 바로 앞에 보인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의 분리된 로터가 바로 앞에 보인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임성훈 기자] 필리핀 정부가 한국산 무기 구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이 추락해 무기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필리핀 관영 뉴스 통신 PNA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필리핀군의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면서 한국무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등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최종 해결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최초로 잠수함을 조달해 방위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PNA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한동만 주필리핀 한국대사를 인터뷰하고 한국과 필리핀 간의 방산 협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 필리핀군의 현대화를 위한 헬리콥터와 잠수함, 그리고 총기구입 문제가 거론됐다.

PNA는 이어 필리핀 공군참모총장 갈릴레오 제라드 중장의 말을 인용해 "필리핀 공군이 한국, 이탈리아, 러시아와 차례로 협상하여 공격용 헬기를 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필리핀은 당초 캐나다의 '벨 412 EPI 모델' 헬기 16대를 도입하려고 했으나 캐나다가 필리핀의 인권문제를 거론하고, 또 필리핀에 판매할 헬기가 공격용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직접 계약을 취소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리핀 공군참모총장이 '각국과의 접촉'을 밝힌 데 이어 "이미 러시아에 방문단을 보내 그들이 제공할 헬기를 보았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월 5일 한국을 국빈방문했을 당시 국산 헬기 수리온(KUH-1)을 직접 조작까지 해보았다.

문제는 해병대의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이 16일 주필리핀 한국대사의 인터뷰와 19일 필리핀 공군참모총장의 발언 중간인 17일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당초 수리온은 300대 수출을 목표로 개발한 헬기다. 17일 발생한 마린온 사고가 계속 주목을 끄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필리핀 수출에 문제가 생긴다면 300대 수출은 어려운 일이 되고 만다. 그렇다면 결국 무리하게 수리온 개발을 추진해야 했느냐는 문제와 함께 조건부 합격판정을 받고 군에 납품된 과정 등 그동안 수리온을 둘러싸고 일었던 갖은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격형으로 2022년 생산 예정된 KUH-1 LAH로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번 헬기 추락사고가 초대형 방산비리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높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