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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주말 쇼핑 스트레스 ‘뚝’…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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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주말 쇼핑 스트레스 ‘뚝’…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가보니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은 통로를 기존 매장보다 넓혀 쇼핑카트끼리 부딪치지 않도록 했다. 사진=김형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은 통로를 기존 매장보다 넓혀 쇼핑카트끼리 부딪치지 않도록 했다. 사진=김형수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기자]
뒷사람이 밀고 오는 쇼핑카트에 추돌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도 된다. 허리를 90도 넘게 구부리고 매대를 뒤적거리지 않아도 된다. 고등어이나 돼지고기를 사기 위해 어디론가 사라진 직원을 찾아 나설 필요도 없다. 1주일 어치의 식량과 생필품을 사가기 위해 주말마다 한바탕 난리가 일어나는 기존 대형마트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는 현실로 다가왔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대형마트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이 12일 문을 연다고 밝혔다. 소포장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1인 가구와 박스 단위의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를 모두 겨냥했다.

11일 오전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을 찾았다. 매장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넓은 복도가 눈에 띄었다. 직원들이 커다란 수레를 끌고 다녀도 다소 휑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홈플러스는 이곳의 매대 간 간격을 기존 홈플러스 매장보다 최대 22% 늘려 쇼핑카트가 부딪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웬만한 일방통행 도로 못지않은 폭의 복도는 쇼핑카트 대여섯대가 오가도 충분해 보였다.

사람들은 대형마트에서 이동이 아닌 쇼핑을 위해 움직인다. 한두 명만 물건을 고르기 위해 쇼핑카트를 세워도 뒤로 긴 교통체증이 일어나기 일쑤다. 매대에 정신이 팔려 쇼핑카트 운전을 잠깐 소홀히 하면 앞뒤에서 오가는 카트에 부딪혀 작은 부상을 입기도 한다. 매대와 가까운 쪽의 복도는 일종의 갓길 역할을, 가운데 통로는 통행차선의 역할을 하게 되면 이런 상황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은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을 찾은 고객들도 넓어진 동선에 크게 만족한다는 반응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는 허리를 90도로 구부리고 원하는 상품을 찾으며 고생할 필요가 없다. 사진=김형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홈플러스 스페셜에서는 허리를 90도로 구부리고 원하는 상품을 찾으며 고생할 필요가 없다. 사진=김형수 기자


복도를 따라 냉장고, 선반 등 다양한 형태의 매대가 늘어서 있었지만 다른 대형마트에서는 흔한 수평형 매대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축산·수산·신선식품 등 일부 코너를 제외한 대부분의 코너는 선 채로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냉동고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맞아가며 원하는 냉동만두나 냉동피자를 찾거나, 허리를 한껏 구부린 채 속옷 매대를 뒤질 필요가 없다. 고개를 휙휙 돌려 원하는 상품을 찾은 뒤 집어가면 된다.

익숙한 수평형 매대를 수산물 코너에서 찾을 수 있었지만, 홈플러스 스페셜의 수산물 코너는 더 낯설었다. 얼음을 잔뜩 깔고 그 위에 갖가지 해산물을 올려놓은 선반이 없었기 때문이다. 손질된 생선과 전복 등이 담긴 팩만 나란히 매대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축산물 코너도 마찬가지였다. 부위 별로 포장된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이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담당 직원을 찾아 원하는 부위와 양을 말하고, 생선이나 고기가 손질을 거쳐 비닐봉지에 담겨 나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홈플러스 스페셜에는 소용량과 대용량으로 포장된 상품이 매대 위아래로 진열돼있다. 소비자들은 각자 필요에 따라 쇼핑할 수 있다. 사진=김형수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홈플러스 스페셜에는 소용량과 대용량으로 포장된 상품이 매대 위아래로 진열돼있다. 소비자들은 각자 필요에 따라 쇼핑할 수 있다. 사진=김형수 기자

홈플러스 스페셜에서 쇼핑을 원스톱으로 끝낼 수 있어 시간을 더 아낄 수 있다. 가령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라면은 30개들이 박스로 사고, 유통기한이 길지 않은 채소 등은 일주일 동안 먹을 만큼만 사갈 수 있다. 30개들이 라면박스가 부담스러운 1인 가구는 5개들이 번들을 사면 된다. 박스 단위의 대용량 제품과 소포장 제품이 함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김 상품부문장은 대용량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에서 쇼핑을 하면 신선식품을 사기 위해 집 근처에 있는 슈퍼마켓을 또 가야 해서 불편하다는 주부들의 의견을 반영한 진열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품부문장은 “대형마트 또는 창고형 할인매장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의견을 묻고, 그들이 말한 불만을 줄일 방법을 찾아 만든 것이 홈플러스 스페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화점, 창고형 할인점 등이 모여 있는 유통의 격전지인 목동에서 홈플러스 스페셜을 여는 것 자신감의 발로”라고 덧붙였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