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극심한 내수 부진에 허덕이는 국내 철강기업들이 수출로 활로를 만들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유럽의 조치는 국내 철강 기업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란 인식이 많다.
근본적으로 미국은 수입 철강재를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데 비해 유럽은 미국 232조 시행으로 수출길이 막힌 철강재가 유럽으로 우회되는 경우를 차단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은 미국과 함께 전세계 거대 수입 시장이다. 세계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유럽의 반제품 포함 수입량은 2017년 기준 4210만t을 기록했다. 미국은 3540만t으로 2위였다. 유럽의 시장 규모가 더 크다. 유럽의 반제품 수입량을 제외하면 실제 철강재 수입은 3000만t 전후로 추산된다.
철강 내수 규모는 유럽이 1억50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은 9000만t이다.
당장 한국 철강기업들이 수출에 지장을 받을 것이란 의견은 많지 않다. 다만 유럽이 수입산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만큼 적극적인 수출 확대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극심한 내수 부진으로 수출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이번 유럽의 세이프가드 발동은 어째됐든 부정적인 뉴스임에 틀림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의 유럽향 수출량은 2017년 기준 450만t에 이른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2%에 이른다. 품목별 수출을 보면 아연도강판이 105만3000t으로 가장 많다. 열연강판은 87만9000t, 냉연강판은 73만9000t, 중후판은 56만1000t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