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머신러닝(machine-learning‧기계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한 인공지능(AI) 도입의 물결을 타고 있다.
이탈리아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돼 금융 시장이 혼란스럽고 유럽발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강해지는 가운데 BOA는 5월에 AI를 기반으로 한 조사 방식을 도입했다. 또 환율 조사 리포트에서 기계학습 모델에서 얻은 분석 결과를 통합한 것은 미국 대형 은행 3개 중 BOA가 처음이다.
이번 첫 조사에서 BOA의 기계학습 알고리즘은 정부 지출과 소비자신뢰지수 등의 기초 연구 데이터가 유로와 달러라는 두 통화의 성능을 어떻게 결정하느냐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컴퓨터가 정보 처리 방법을 훈련 받은 교사가 있는 학습 방식과 분류 지침이 주어지지 않는 무감독 학습 방식 양쪽을 모두 이용했다.
물론 이러한 고급 수준의 분석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정량 분석을 기본으로 운용하는 펀드들은 오랫동안 기계학습을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월가의 연구·조사가 점점 일용 상품화되는 국면에서 BOA가 금융 업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를 활용하려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BOA의 AI에 근거한 조사 리포트를 집필한 통화 전략가 앨리스 렁(Alice Leng)은 "외환 시장의 성질로 볼 때 과거의 데이터로부터 배우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그로 인해 대체 데이터와 기계학습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I 열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은행은 여전히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JP모건 외환 조사팀은 기계학습 응용프로그램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지만, 그것을 이용한 리포트를 발표하지 않았으며 웰스파고는 BOA의 전문 분야라는 것 등을 이유로 환율 전략에 대한 기초적인 경제적 접근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