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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vs 中 무역전쟁 승패 이번주 결판난다… JP모건 체이스, PNC 등 주요기업 수익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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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vs 中 무역전쟁 승패 이번주 결판난다… JP모건 체이스, PNC 등 주요기업 수익 발표

생산비용 증가로 해외 이전·차 가격 상승·달러 비중 약화 등 초래

미중 무역전쟁은 전 세계로 확대되어 승자도 패자도 없는 치킨게임으로 전락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무역전쟁은 전 세계로 확대되어 승자도 패자도 없는 치킨게임으로 전락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중국을 핵심 목표로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무역전쟁의 승패가 이번 주부터 서서히 베일을 벗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 시간) 펩시코(PepsiCo)를 시작으로, 12일 델타(Delta), 13일 시티그룹(Citigroup)과 JP모건 체이스(Morgan Chase), PNC, 웰스 파고(Wells Fargo) 등 여러 주요 기업들이 수익 보고를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그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패배와 미국의 지위 하락의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에서 시작해 태양광 패널, 세탁기 등 수많은 무역 상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는 세계 각국의 보복관세를 부추겼다. 이어 미국은 동부 서머타임 6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이날 오후 1시 1분) 340억달러(약 38조1208억원) 상당의 중국 제품을 대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미국의 발동 직후 중국 정부는 고스란히 현물로 대응했다. 또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지 않는 무차별적인 트럼프의 행동에 찬성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 관세 인상 따른 생산 비용 증가로 해외 이전 선언


결국 금융 시장을 뒤흔드는 양국의 대립은 관세 발동 이후 새로운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국면에 접어들어 세계 경제의 성장 전망에 더욱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철강, 알루미늄을 비롯해 자동차, 비행기 및 기타 수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이미 세계 무역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부 업체들은 트럼프를 피해 미국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에 이르렀다.

할리데이비슨은 지난 6월 24일 유럽 수출용 오토바이를 생산하는 미국 내 공장을 해외로 옮기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EU의 보복관세를 감안할 때 미국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오토바이 1대당 비용부담이 늘어나 역외산 오토바이의 가격을 평균 2200달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할리데이비슨은 규제 당국에 제출한 문건에서 EU 보복관세로 인한 회사의 비용부담이 연간 9000만~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7월 8일 할리데이비슨의 뒤를 이어, 50년이 넘는 전통을 간직한 미국의 유명 악기 메이커 무그 뮤직(Moog Music)도 사업을 해외로 이동시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관세 인상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가 회사의 경영에 타격을 줄 것이 자명하다는 게 이유다. 무그 뮤직은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겨 유럽연합(EU)과 중국의 관세 폭탄을 회피하는 것이 사업을 지속시킬 수 있는 최선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들을 달래기보다 강공으로 대응했다. 할리데이비슨은 "그들에게 성공을 안겨준 미국 국민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100% 미국에 있어야만 한다"고 지적했으며, 공장의 해외 이전을 결심한 업체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며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심지어 미국인들의 애국심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 트럼프 자동차 수입 관세, 글로벌 업체 항의 잇따라

미중 무역전쟁은 6월 접어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트럼프가 대선 공약으로 내건 고관세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선포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및 부품 업체들의 거센 반발이 시작됐다.

제너럴모터스(GM)는 6월 29일 트럼프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는 자동차 수입 관세에 대해서 "자사의 규모 축소로 이어져 세계 시장에서 미국 기업을 격리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GM은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에서 "GM의 규모 축소와 미국을 상징하는 우리의 존재감이 국내외에서 추락하는 사태로 이어져, 국내 고용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GM에 이어 도요타자동차도 이날 미국 규제 당국에 제출한 문서에서 자동차 관세는 "미국 제조업의 고용과 수출, 경제의 번영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도요타는 트럼프 대통령도 거듭 칭찬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의 미국 내 투자에 대해 언급하며 "이러한 투자는 미국 경제와 미국 정부가 실시하는 감세 조치에 대한 우리의 신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이외의 자동차 조립 공장은 주로 일본과 독일,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에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이어 7월 4일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 독일의 주요 자동차 업체 경영자들은 리처드 그레넬 주독일 미국 대사를 만나 유럽연합(EU)과 미국 사이의 자동차 무역 관세 제로(0)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심지어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미국에 있는 생산라인을 모두 이전하겠다는 암묵적인 위협도 전달했다.

◇ 전 세계에서 미국과 달러의 역할 하락 부추겨


한편, 트럼프의 정책과 행동에 기인한 결과는 미국과 달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의 외화 비축에서 달러의 점유율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의 지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대두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각국의 외화 비축에서 달러의 지위는 5분기 연속 하락해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전락했다. 각국이 IMF에 제출한 외화 비축에 관한 보고에서는 올해 1분기 세계 외화 비축에서 달러의 비중은 62%였으며, 유로화가 20%로 뒤를 이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경쟁국에 이어 동맹국까지 포함해 경제적인 합의의 이탈이나 무역 전쟁을 일삼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정책과 조치에 따라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통화로 거래를 전환하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예를 들어, 중국과 러시아는 위안화와 루블화로 거래를 시도하고 있으며, 그 외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도 유로 등 다른 통화의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현재의 흐름이 계속되면 세계 무역과 금융 거래에서 달러의 지위가 크게 저하될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행동이 이번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심지어 EU는 지금껏 취해왔던 달러와 유로화의 무역 접근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유로화를 중앙은행의 주요 외화로 비축한다면, 달러의 수요가 줄어들고 그 가치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따르고 있다. 트럼프의 일방적인 무역 정책이 전 세계로 하여금 미국에게 등을 돌리게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달러의 존재감 상실은 결국 미국의 지위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당국자들 또한 트럼프의 새로운 무역 정책이 세계 경제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일부 경제학자들은 무역 전쟁으로 경기 침체가 시작되고 보복과 확대의 위협은 해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느새 미중 무역전쟁은 전 세계로 확대되어 승자도 패자도 없는 치킨게임으로 전락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