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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짚는 그래픽경제] 베이비부머 퇴장 쇼크…연금플랜은 엄연한 투자 대안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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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짚는 그래픽경제] 베이비부머 퇴장 쇼크…연금플랜은 엄연한 투자 대안 중 하나

[글로벌이코노믹 조수연 그래픽 저널 전문위원] 한국은 지금 800만 명이 넘는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퇴직하는 시기다. 공무원연금, 교원연금 등 공적연금은 그나마 양호하지만 일반인들의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의 실질소득 대체율은 24%에 불과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세액공제 등 각종 혜택을 주면서 금융기관의 사적연금을 오래전부터 권장했다.

금융기관도 노후 대비에 필요하다며 다양한 연금저축을 홍보하고 유치해왔다. 이제 베이비붐 세대들이 연금을 타고 꿈꾸던 연금 은퇴 생활을 시작할 시기다. 연금플랜은 엄연한 투자 대안중 하나다.
대한민국에서 연금생활자가 된다는 것은 유리한 투자대안인가? '콕 짚는 그래픽경제'가 퇴직자의 은퇴 후 연금 생활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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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그래픽저널리스트 조수연


2017년 말 기자는 30년 가까이 근무하던 직장에서 퇴직하며 퇴직연금에 대하여 깊은 고민을 했다. 금융기관들의 팜플렛을 보면 은퇴 후 노년을 연금으로 생활하라는 안내가 가득하다. 연금과 관련된 금융상품 안내서는 꿈꾸고 싶은 이상적인 미래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직접 퇴직이 닥치니 기자는 당황스러웠다. 기자는 금융투자회사에서 퇴직연금 제도를 공부하고 퇴직연금 유치를 위해 기관방문 설명도 하는 등 나름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고용노동부, 금융기관 등에서 퇴직 연금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으나 퇴직자의 입장에서 연금 관련 제도는 내용이 정말 어려웠다. 일반인이 알면 곤란하니 일부러 어렵게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억측이 생길 정도다.

나름 전문가인 기자가 이럴 정도이니 일반인에게 그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우선 큰 고민은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는 것과 목돈을 찾는 것 어느 것이 유리한가였다. 즉 은퇴 후 연금생활이라는 투자대안이 유리한가라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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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2017년 근로자 평균 근속연수는 6.3년이다. 많은 직장인이 퇴직의 경험을 갖는다. 현행 퇴직연금제도에서는 퇴직할 때 퇴직금으로 적립한 금액을 회사는 IRP로 의무적으로 전환해서 지급한다. 퇴직자는 IRP에서 55세부터 연금을 받을 것인지 일시금으로 인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젊은 퇴직자들은 55세까지의 대기 기간과 당장 생활고가 부담스럽다. 대부분 베이비붐세대 은퇴자는 IMF 이후 도입된 퇴직금 중간정산제도로 최종 퇴직금은 크지 않아 연금으로 활용할 퇴직금액이 적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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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에게 IRP는 두 가지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첫째는 퇴직소득세를 연금으로 받을 때까지 보류하여 투자에 활용할 몫을 키워준다(과세이연). 둘째는 연금을 수령할 경우 퇴직소득세를 30% 감면하고 투자수익에 대하여 저율의 연금소득세를 연령별로 부과한다. 이자소득세15.4%에 비하여 세금은 절감된다. 그리고 추가 불입한 IRP 금액과 다른 연금저축은 연 700만원까지 적립금액에 대한 세액공제가 있다. 그러나 은퇴자는 그럴 여력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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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에는 연금 소득세를 부과한다. 70대 미만은 5.5%, 70대는 4.4%, 80대 이상은 3.3% 를 연금 지급기관에서 분리과세한다. 그러나 금융기관에 가입해서 지급받는 연금은 연간 1200만원이 넘으면 금융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은퇴 후 최저임금 월 180만원 수준을 받고 주택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으로 220만원 받는 사람은 종합소득세율 24% 구간에 걸릴 확률이 높다. 열심히 연금준비를 할 필요가 없다. 소득 많은 젊은 시절에는 공적연금이 부족하다고 연금저축 가입을 세제 혜택까지 주며 권장하더니 한 푼이 아쉬운 은퇴 시기에는 세금을 받겠다는 것이다. 연금저축 도입 공청회 때마다 자금유치를 위한 세액공제 금액과 취급기관을 놓고 건의하는 것은 봤어도 연금 수령자의 생활보장에 대하여 고민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즉 연금 관련제도 도입을 논의할 때 금융기관의 자금유치가 주요 관심사고 은퇴자의 연금 생활은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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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연 2%에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IRP가 수익률을 내기는 쉽지 않다. 또한 IRP는 투자 방법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채권, 펀드, ELS 등에 총금액의 70% 이내에서만 투자할 수 있다. 퇴직후 연금 자산이 분명히 개인재산인데도 주식 등을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분류하고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 기자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금융기관의 IRP에 투자 상품을 안내하는 시스템은 상당한 투자 경험을 가진 사람도 쉽지 않다. 수익이 생겨야 과세이연 혜택을 볼 텐데 투자대상도 제한해놓고 시스템도 이용자 편은 아닌 것으로 보여 IRP시스템 내에서는 수익내기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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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그래픽저널리스트 조수연

최근 인생 주기에 맞추어 운용을 해주는 펀드들이 성과를 호언장담하며 출시 중이다. 그러나 펀드매니저의 평균 근무 기간이 약 6년인 것을 고려하면 인생 주기에 맞추어 일관성 있게 운용하는 상품은 말 잔치일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금융투자회사가 초기 유치단계를 벗어나면 고객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생태계로 연결된 자산운용사나 자문사는 금융투자회사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자의 경험으로는 장기투자를 맡아줄 만한 금융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기자는 IRP는 해지하고 ETF나 우량주식 등으로 직접 장기 투자하는 길을 선택했다. 약간의 허울뿐인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갖춰지지 않은 금융시스템에 나머지 인생을 맡기기에는 의심과 위험성이 너무 컸다.

연금제도는 평생 노력한 근로자들이 안정적인 은퇴생활을 유지하도록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회사의 이익경영에 치우치지 않고 고객의 입장에서 상품을 선택하고 관리해줄 어드바이저 즉, 중립적인 금융서비스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조수연 그래픽 저널 전문위원 tiger6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