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26일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업체 다카타는 민사재생법을 신청하면서 실질적인 파산을 선언했다. 이러한 다카타를 주시하고 있던 미국 자동차 부품 업체인 키세이프티시스템(KSS)는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다카타의 사업을 양도받기로 합의했다.
전 세계에서 이어진 에어백 사고로 인해 많은 인명사고와 함께 수백만건의 리콜 사태를 초래하며, 다카타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공포의 대상으로 몰렸지만, 사실 최근 실적은 결코 파산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매출은 호조세를 지속하며 경영은 지극히 안정된 수준이었다. 파산에 몰려 민사재생법을 신청하게 된 이유도 오직 한 가지,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의 영향뿐이었다.
또한 당시 다카타의 높은 기술력은 일본 자동차 산업 속에서 각 업체와의 강한 유대 관계를 형상하고 있었으며, 인력과 생산 관리 능력도 탁월한 우량기업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브랜드 이미지가 바닥까지 추락해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다카타를 중국의 쥔셩전자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동안 쥔셩전자는 미국이나 독일에서도 부품 업체의 인수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등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에 침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결국 다카타를 산하에 두는 것은 성숙한 기술과 경험을 획득하는 지름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적극적인 공세로 다카타의 사업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자동차산업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어 미리 부품 업체가 해외에서 기술과 인재, 판매 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단계다. 쥔셩전자와 같은 자동차 부품 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자연히 중국 자동차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동시에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 장려 정책'에도 부합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쥔셩전자는 쓰러지는 다카타를 짊어진 것이 아니라 보석으로 가공할 수 있는 높은 가치를 가진 원석을 발굴해 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