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BCP 디폴트 가능성 고조…국내 금투업계 손실 우려 '증폭'

기사입력 : 2018-06-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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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증권업계가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악재를 만났다.

중국 대형 에너지 기업인 차이나에너지리저브&케미컬그룹(CERCG·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이 자회사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로 부도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ERCG가 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불안감이 커지는 형국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CERCG는 역외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털이 발행하고 자사가 지급 보증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 원리금 상환에 실패했다고 홍콩거래소에 공시했다. 이로 인해 만기 2021년인 4억달러(4325억원) 채권과 2022년인 20억 홍콩달러(2739억원) 채권도 연쇄 지급불능이 돼 상환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투자증권 등은 CERCG의 또 다른 자회사인 CERCG캐피탈이 발행한 1억5000만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을 사들였다.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ABCP를 각각 1000억원, 615억원씩 인수 한 뒤 국내 기관투자자에 팔아치웠다. 해당 ABCP의 만기는 오는 11월 9일이지만 상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BCP에 투자한 증권사는 현대차투자증권(500억원), KB증권(200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등 증권사를 비롯해 KTB자산운용(200억원), 골든브릿지자산운용(60억원) 등 다수라 손실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기채펀드 중 최대 규모인 KTB자산운용의 전단채펀드의 경우 지난 8일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유출됐다. 특히 지난 5일 하루만 165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결국 설정액은 1900억원으로 지난달 28일 3950억원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200억원의 편입 ABCP의 부실자산 상각률은 80%에 달해 40억원만 남게 된다"고 말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도 관련 펀드의 환매 연기 및 추가 설정을 제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많은 물량을 사간 현대차투자증권의 경우 ABCP 사태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사에 따르면 현대차투자증권이 ABCP 중개를 위해 보유한 금액은 500억원은 지난해 순이익의 85%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3월 말 기준 자기자본(7958억원)대비 6.8%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현대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목적이 아니라 다른 기관투자자에 팔려고 샀는데 디폴트되면서 물량을 떠안은 상황"이라며 "기존 4개사에 예약매매하기로 했던 것을 고려하면 잔여물량은 80억원 규모에 그친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ABCP의 발행사인 한화투자증권과 신용평가사, 채권단 등은 중국 CERCG 본사를 방문해 부도 사태 해결 의지와 채무조정 가능성 등에 대해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결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 여전히 불안감은 잔존하고 있는 상황.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금정제십이차의 자산관리자인 한화투자증권이 CERCG와 담보설정 등 협의를 통해 회수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투자한 증권사들은 올 2분기 상당 규모의 손실처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국은 사태와 관련해 직접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ABCP가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끼리 거래하다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금감원이 개입해 판매주관사나 신용평가사를 제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ABCP를 사간 기관투자자들은 현재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판매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부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CERCG가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등록돼 있지 않아 공기업으로 보기 어려운 데도 NICE신용평가 등이 이를 공기업으로 분류해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불완전판매의 소지는 없다, 판매 시 기관투자자에 CERCG가 공기업이라고 단 한번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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