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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정비사, 타 항공사로 무더기 '이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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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정비사, 타 항공사로 무더기 '이직'…왜?

-노조, 정비인력 부족난 호소…처우 개선 등 방지대책 요구

아시아나항공이 정비사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알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아시아나항공이 정비사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알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정비사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소속 정비사들이 최근 타 항공사로 무더기 이직한 데 이어 현재 남아있는 정비 인력도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항공사 내 조종사 인력 유출, 승무원 부족 현상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지만, 정비 인력이 무더기로 특정 항공사로 옮긴 건 이례적이라 이목이 쏠린다.

아시아나항공 정비사들이 이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처우 문제가 컸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에 따르면 정비 인력 중 50대 대리직급이 다수일 정도로 직급적체 현상이 빚어지고, 최소한의 임금인상과 성과급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의욕이 저하된 상태이다. 임금피크제에 속한 인력의 처우 역시 좋지 않다고 전했다.

게다가 유출된 인력 충원이 제때 되지 않아 인력 부족난도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정비사 인원은 총 1400여 명이다. 보유 항공기 대수 면에서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2700명이 넘는 정비 인력을 갖추고 있는 대한항공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회사 측은 유출된 인력을 고려해 올 하반기에 일반, 기술직 추가 채용을 계획하고 있지만, 당장 눈에 띄는 충원이 아니어서 인력 부족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비 인력이 대거 유출하자 아시아나항공노조는 지난달 25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아시아나항공 정비사들이 ‘J 항공사’로 십 수 명이 한꺼번에 옮겨갔다”면서 “현재 다른 항공사로 이직을 준비 중인 정비사들은 더 많다. 또한, 몇 년 전에 이직한 선배로부터 ‘빨리 다른 항공사로 이직하라’라는 연락이 오는 등 재직 정비사들이 동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익명으로 운영되는 사이트에 따르면 아시아나 정비사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가 올라올 정도”라며 “정비사 한 명 양성하는데 큰 비용이 발생하고, 경험을 통한 반복훈련이 필요해 경력 정비사 존재가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회사는 인력 유출을 막기는커녕 ‘정비사들이 떠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라는 수동적인 말로 일관하며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비인력은 결원이 발생한다고 곧바로 대체 가능한 직군이 아니다”라며 “인력 유출은 곧 항공기의 정시성과 고객안전에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측에 인력 유출 방지 대책과 함께 ▲임금피크제 개선 ▲정비사 대거 이직에 대한 책임으로 정비 임원 교체 ▲진급적체 해결 ▲인사정책 개선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사측이 정비 인력을 이익 창출의 도구로만 보고 있어 타 항공사로의 이직을 부추긴다면서 향후 대책이 마련 안되면 총력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직업 선택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가 개인의 퇴사 선택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다만 퇴사 사유를 파악 후 관련해 필요시 개선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