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정고 한전 필리핀지사 상무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마카타시에 열린 전기·전력 분야 무역사절단 포럼에서 원전 사업에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전은 지난 2008년 필리핀 루존섬 바탄 원전(621㎿)의 재가동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었다. 이 발전소는 마코스 정권기인 1976~1984년 미국 웨스팅하우스사가 짓던 중 부패 스캔들과 환경 단체 반발 등에 휩싸여 건설이 중단됐었다.
필리핀 정부는 원전 건설에 투입된 부채 상환을 마치고 2007년 사업 재개를 검토했다. 재가동을 위한 타당성조사는 한전이 주관했으며 한수원이 참여했다. 1년여의 검토 끝에 양사는 “원전 재가동이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바탄 원전 재가동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필리핀이 만성적인 전력 부족에 시달리는 데다 전기 요금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전기 요금은 아시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높다. 이에 정부는 전력 요금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원전을 꼽고 있다.
실제 필리핀 에너지부 대표단은 작년 4월 한수원을 방문해 바탄 원전 재개를 위한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이들은 한국의 우수한 원전 건설 능력과 운영 경험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수원 관계자는 “필리핀 정부의 원전 정책이 확정되지 않아 결정된 게 없다”라며 “추후에 입찰이 나오거나 혹은 다른 방법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