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정영학 부장검사)는 지난 30일 오후 함 행장에 대해 업무방해, 남여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함 행장의 구속 여부는 1일 오후 영장 실질 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함 행장은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은행장들이 모인 은행권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장경훈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부행장)이자 하나금융투자 WM그룹장이 자리를 대신했다.
함 행장이 구속될 경우 직무해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행장 대행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것.
하나은행은 사외이사 또는 계열사 사장 지인의 임원면접 점수를 높게 주거나, 면접이 끝난 후 점수를 조작해 특정 학교 출신 지원자들을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해당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25일 함 행장을, 29일에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잇따라 소환조사했다.
함 행장의 구속 영장 신청으로 KB국민은행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가 특혜채용된 정황이 드러나 수사 선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의 종손녀는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권에 들었다 2차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4등으로 국민은행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올해 초 DGB대구은행장이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하나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 행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함 행장이 구속되고 김 회장까지 기소되는 사태까지 발생한다면 그 동안 직원들이 영업 현장에서 힘겹게 쌓아온 하나은행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는 회장과 행장에 의해 또 다시 짓밟히고 말 것”이라며 “회장과 행장이 물러나는 것만이 실추된 하나은행의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할 정도면 죄를 증명할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고 보인다”면서도 “내일 영장 실질심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