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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현대모비스, 지배구조 재편 후폭풍이 훈풍?…재평가 기대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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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현대모비스, 지배구조 재편 후폭풍이 훈풍?…재평가 기대고조

분할합병 주주총회 철회, 의결권 자문사 반대권고
기업가치제고 쪽으로 재추진, 기존 약점보완 무게

자료=유진투자증권
자료=유진투자증권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현대모비스가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 주주총회를 철회했다. 현대모비스 쪽에 비우호적 개편안이 전격적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함에 따라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기업가치 회복 기대가 나오고 있다. 주주들의 마음 잡기에 실패한 만큼 시장에서는 앞으로 논의될 어떤 방안이든 지금보다 현대모비스의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 헐값 합병 논란, 주요 의결권 자문사 반대 권고 부담


현대모비스가 표대결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분할합병 주주총회를 철회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진행중인 분할합병 절차를 중단하고 29일로 예정돼 있던 주주총회를 취소하기로 결의했다.

기존 개편안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시장에서는 헐값 합병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분할합병 될 사업에 대한 헐값 산정 (비율책정) 우려가 컸고, 이 같은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유의미한 주주친화정책이 부재했다는 점에서 많은 일반주주 및 의결권 자문기관의 반대에 직면했다.

특히 외국인과 국내 주주에 영향력이 큰 미국계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s Services)와 Glass Lewis, 기업지배구조원 등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반대 권고’를 하며 특별결의 가결 요건의 충족 여부 및 분할합병 거래 종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전격적으로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을 철회한 것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반대권고의 주요 골자는 모비스의 국내외 모듈, AS 사업부 분할합병의 근거 부족과 이에 따른 분할 비율, 분할 이후 전망과 사업에 대한 불충분한 청사진 제시 등이다”며 “이해관계자의 목적은 충족되었으나 주주를 만족시키기에는 불충분했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관심은 그 다음이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공시를 통해 분할합병 방안을 보완 개선하기 위해 합병계약안을 해제하고 재추진한다고 명시했다.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먼저 분할합병 비율의 조정이다. 기존안 수정은 분할 비율과 사업의 유관 여부에 논란이 많았던 점을 고려할 때 기존 구조를 유지한 채 분할 비율을 재조정하는 방법과 분할합병의 구조 자체를 변경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분할 비율 조정 vs 신규 개편안 도입 의견 분분…기존보다 주주친화적 방식될 듯


실제 과거 2008~2009년 현대모비스의 현대오토넷 흡수·합병 경우에서도 공개매수 금액 범위 초과로 무산된 후 수개월 뒤 공개매수 금액과 합병 비율을 조정해 재추진해서 성공한 바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그룹이 처한 여러 제약 요건들을 고려해 볼 때 분할합병 비율 조정 뒤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방법은 간단하나 현실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합병글로비스로 이전되는 모듈과 AS, 핵심부품의 변경 같은 사업부문 변경과 분할 이후 합병과 같은 시점 변경 등이 검토될 수 있다”며 “이번과 반대로 카운터파트인 글로비스 주총 통과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합병비율 조정 시 거꾸로 현대글로비스의 반발도 변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비율을 모비스에 유리하게 조정할 경우, 글로비스 대주주 지분의 희석률이 높아진다”며 “순환출자 고리를 제거하면서 충분한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대주주와 현대모비스 소액주주 간의 이해상충이 발생함에 따라 큰 폭의 합병 비율 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규 개편안 도입이다. 엘리엇이 제시했던 방식과 시장에서 거론되었던 3사 분할합병 등이 거론된다. 단 순환출자 해소와 현대차 금융계열사나 증손회사 지분 문제 등을 해소하면서 법적, 행정적 절차를 만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은 부담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개편안이 주주들의 높은 반대 가능성으로 철회되었다는 점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며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 이해관계자와 강화된 주주 권익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현대차 그룹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아예 새판을 짜기보다 기존 방안의 약점을 보완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나올 대안은 기존의 방안을 큰 틀에서 유지하면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부문과 현대글로비스 간의 주식 교환 비율, 또는 주주환원 정책 보강하는 내용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단 지주회사체제로의 전면적인 계획 수정은 금융계열사 문제, 증손회사 지분율 문제 등을 생각해볼 때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현대모비스 주주가치 제고가 향상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시나리오의 경우 기존의 성장 전략과 논리를 뒤집어야 하기 때문에 그룹의 부담이 크다”며 “재추진 시나리오는 모비스와 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어떠한 재추진 시나리오로 가더라도 현재보다 주주 친화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배구조 개편과 별도로 가동률 상승 등 턴어라운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준성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 개편안을 강행한 일반주주 지분가치 훼손 우려가 해소되었으며 오히려 향후 우호적 개편안 재추진에 따른 지분가치 개선 기대감 부여가 가능하다”며 “지배구조 이슈로 그간 주목 받지 못했던 펀더멘털 개선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4.8매 그래프 2개

◇성장성 둔화가 딜레마…유동비율 218.0% 안정성은 굳건


현대모비스의 지난 1분기 연결실적 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안정성, 수익성과 성장성의 희비가 엇갈린다. 수익성과 성장성의 경우 중국 등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부진으로 둔화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제 투자지표 중 안정성지표는 우수하다.

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218.0%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동자산은 18조8502억원, 유동부채는 8조6473억원이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부의 돌발 충격에 1년 이내의 부채를 회수할 경우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유보율이 218.0%로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외부의 일시적 변수에도 굳건한 재무 안정성으로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겠다.

부채 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 비율도 43.2%로 양호하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현대모비스의 부채는 총 12조7408억원이며 자본총계는 29조4852억원이다. 부채비율이 100% 아래면 재무 안정성이 뛰어나다.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33.6배다. 빚이 많지 않아 영업이익이 훼손되지 않고 되돌아오는 구조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성장성 측면에서는 아쉽다. 매출액 증가율은 -11.6%로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수익성도 하락세다.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 관리비 증가율이 1.3%에 반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32.7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증가율도 -27.1%로 미진하다. 그 여파로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38.7%로 급락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수익성은 보통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기준으로 현대모비스의 매출액은 8조1943억원, 영업이익은 66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12.9%다. EBITDA를 영업수익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7.7%다.

이에 따라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은 평균수준이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4.4%다. 지배주주 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 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ROE는 6.4%로 정상 수준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최대주주, 기아차 지분율 16.88%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3대 핵심모듈인 섀시모듈, 칵핏모듈, FEM 등을 생산하여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직서열 공급하는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을 국내외에서 운행 중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현대·기아자동차에 소요되는 보수용 부품의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AS용 부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완성차의 제조공정에 부품을 공급하는 '모듈 및 부품제조사업'과 국내외에서 운행되는 현대·기아자동차에 보수용 부품을 공급하는 'AS용 부품사업'으로 크게 2개 사업부문을 영위중 이다.

현재 강점을 가지고 있는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과 AS용 부품사업은 끊임없는 품질 혁신과 기술개발을 통해 후발 주자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연결회사의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은 3대 핵심모듈의 조립과 이에 공급되는 핵심부품(ABS/ESC, 에어백시스템, MDPS, 램프, CBS 등)이 중심이다.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부문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생산·판매목표를 차질 없이 근접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생산거점의 단계적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미국·유럽·인도 등 기존 지역 현지공장의 제품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중국 베이징 3공장 및 브라질 공장, 터키 공장, 멕시코 공장에 이어 2016년에는 중국 창주 공장을 차질없이 완공하면서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9개국 16개 공장에 이르는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또한 전통 핵심부품 사업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업계의 미래 기술로 주목되는 운전자보조(DAS)/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커넥티드카, 친환경 부문을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치열한 '친환경차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부품업체 역시 친환경차 핵심부품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결회사는 '친환경·고연비' 기술 확보를 통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08년 말부터 친환경자동차(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용 핵심부품 사업을 개시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기아차로 16.88% 지분을 보유했다. 여기에다 정몽구 회장 6.96%, 아이앤아이스틸 5.66%, 현대글로비스 0.67% 등 지분을 합치면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0.17%에 달한다. 이어 국민연금 9.02%, 자사주가 2.72%를 보유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