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6월 1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견본주택을 열고 ‘힐스테이트 신촌’을 분양하려다 분양 승인이 예정대로 나지 않으면서 분양일정을 미뤘다.
분양 일정이 지연 되면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곧 일반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북아현 뉴타운1-1구역 조합은 2016년 6월 구청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및 착공 승인을 받았으나 그해 하반기 착공 승인 취소를 구청에 요청해 일정을 연기했다.
조합은 올해 3월 관리처분계획 변경 인가를 신청했다. 변경된 관리처분계획에는 일반분양가가 기존 계획보다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일정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분양가 책정과 관련한 시공사와 시행자 간 줄다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 줄다리기에 HUG가 뛰어들면서 사업 지연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분양 일정의 첫 단계인 견본주택 개관은 분양 승인 이후로 정해진다. 분양 승인이 나지 않으면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청약자들에게 정확한 분양 정보를 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분양한 GS건설의 ‘마포 프레스티지자이’는 분양이 승인되지 않은 채 견본주택을 열어 오픈 당일 방문한 예비청약자들에게 팜플렛을 나눠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조합 등 시행자는 수익성을 위해 일반분양가를 가급적 높이려는 반면 시공사는 청약 흥행 등을 염두하고 가격을 책정하려 한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HUG의 분양 승인이 까다로워지면서 시공사는 더 눈치가 보인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청약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동시청약 불가 등 패널티 조항이 많아 청약 계획을 세우는 게 복잡해졌다”면서 “지방선거나 남북경협, 월드컵 등 요인 때문에 분양이 지연되는 경우가 없잖아 있는데 주요 단지 분양 일정이 겹치면 아무래도 선택 폭이 좁아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 입장에서도 공급 일정이 지연되면 금융 비용 증가 같은 리스크가 있다. 이 비용을 건설사에서 어떻게 메울지에 따라 수요자들에게 부담이 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