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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를 잡아라…시중은행 신흥시장 진출에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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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를 잡아라…시중은행 신흥시장 진출에 가속

M&A부터 파트너 협업까지…십인십색 동남아 진출 전략
주요 시중은행장, 최근 잇달아 동남아 지역 방문하기도

신한은행은 최근 베트남 4개 지역에 동시에 지점을 오픈했다//사진=신한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신한은행은 최근 베트남 4개 지역에 동시에 지점을 오픈했다//사진=신한은행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국내 금융사가 동남아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장 등이 잇달아 동남아시아를 방문하는 등 열성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해외점포는 185개다. 전년 말 대비 7개 늘었다. 수출입은행이 2개 사무소를 폐쇄했다. 이를 감안하면 시중은행은 1년간 점포를 9개나 새로 만들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역별 해외점포의 자산규모다. 지난해 해외점포의 자산기준을 보면 인도네시아가 전년 말 대비 21.2% 증가했고 베트남도 18.9% 늘었다. 홍콩(12.2%), 중국(12.1%), 일본(10.6%), 싱가포르(10%) 순이다.

금액기준으로는 중국이 28억4000만달러로 가장 크다. 홍콩(15억달러), 싱가포르(5억4000만달러), 인도네시아(10억1000만달러), 베트남(9억1000만달러) 순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자산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 같은 동남아시아의 성장세에 시중은행장도 바쁘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은 최근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을 방문했거나 출장에 나설 계획이다.

시중은행이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경제성장률은 연 6 7% 수준이다. 인도네시아도 지난 20년간 평균 4.2%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해 3.1%다. 2014년 이후 3년 만의 최고치임에도 동남아시아 성장률과 비교하기 어렵다.

정부의 구상에 발을 맞추기 위함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외교, 경제적 지평을 아세안과 인도양으로 넓히는 신남방정책을 추진 중이다.
◆ 현지 은행 설립하고 M&A도 나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최초의 해외 디지털 뱅크인 ‘리브 KB 캄보디아’를 캄보디아에서 출범시켰다//사진=KB국민은행이미지 확대보기
KB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최초의 해외 디지털 뱅크인 ‘리브 KB 캄보디아’를 캄보디아에서 출범시켰다//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에 2009년 4월 ‘KB캄보디아은행’을 설립했다. 현재 총 4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자체 육성한 현지 직원을 지점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현지 영업에 힘쓴 결과 지난 2년간 대출금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영업실적 증대를 끌어냈다. KB국민은행은 올해에도 프놈펜 내 신규 지점을 추가 개설하고 영업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베트남 사업도 순조롭다. KB국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베트남 내 연계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하노이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인수한 KB증권 베트남 법인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확대도 꾀하고 있다.

미얀마에서의 사업도 확대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를 설립하고 총 4개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1년 만에 2만2000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신한은행도 동남아 진출에 열정적이다. 현재는 20개국에 총 162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이후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 및 ‘선택과 집중’을 글로벌 전략으로 정립하고 이를 꾸준하게 이행하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측은 “글로벌 진출의 주요 타깃을 아시아로 설정한 것은 한국계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고 신한은행이 잘 알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라며 “문화적으로도 동질성을 가지고 있고, 미래에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하겠다는 방향을 전략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오가닉(Organic) 전략과 현지 업체를 인수·합병하는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2016년 신한인도네시아은행(BSI)과 인도네시아 센트라타마내셔설은행(CNB)의 성공적인 합병에 이어 지난 4월 ANZ BANK 베트남 리테일 부문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12월 통합을 완료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오가닉 성장도 가속화 하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측은 M&A를 추가로 진행하기 위해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다양한 대상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법인을 현지의 사우다라은행과 합병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법인을 현지의 사우다라은행과 합병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 해외 사업으로 수익구조 다변화 나서기도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정했다. 글로벌 사업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외 사업은 순조롭다.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해외법인과 지점에서 거둔 이익은 총 2354억원이다. 전년 수익(2418억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회성 이익(홍콩지점 빌딩 매각 이익 496억원)을 제외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전년 대비 수익은 22% 늘었다.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전략 세부 추진 방향은 ▲신흥시장 진출을 통한 성장 모멘텀 및 수익성 확보 ▲현지 손님 영업 확대 및 인력의 현지화 ▲비은행부문 해외 진출을 통한 그룹 시너지 확대 ▲현지 유수의 사업파트너와 협업 및 M&A 등을 통한 효율적인 시장 진입 등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중국시장에서 현지화 추진 및 컬래버레이션 확대를 전략으로 삼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진출한 중국 자산관리업을 통해 고수익 & 니치마켓 발굴, 그룹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에서 M&A를 통해 커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내 Top 20 은행 진입이 목표다. 이외에도 다양한 M&A와 제휴 등을 통한 비은행 금융 확대 및 단계적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며 유망 핀테크(Fintech) 영역에 대한 선제적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필리핀, 인도 등 아시아 신흥시장 진출 확대도 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미 세계 각국에 진출해 있다.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꾸준히 해외진출 확대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 은행이기도 하다.

5월 현재 기준 우리은행은 총 25개국에 진출, 303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 해외 영업망이 가장 많다. 특히 240개 점포가 동남아에 집중되어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사진=하나은행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사진=하나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인수(2014)를 시작으로 캄보디아 여신전문금융사 말리스(Malis) 인수(2014), 미얀마 여신전문금융사 신설(2015), 필리핀 저축은행 웰스뱅크(Wealth Bank) 인수(2016), 베트남 현지법인 신설(2016) 등 적극적으로 동남아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의 핵심거점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에서는 ‘유기적 성장 전략(Organic Growth Strategy)’을 추진중이다.

해당 국가 내 지점을 지속적으로 신설해 대면 거래를 강화하고, 한국의 부동산 담보대출, 우량고객 신용대출, 할부금융, 신용카드 등을 현지화 해 현지 리딩 금융사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동남아 자산운용사, 할부금융사를 인수해 해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1분기 적극적인 M&A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5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