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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美 이란 제재에 고민 커진 SK에너지·한화토탈… 변수는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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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美 이란 제재에 고민 커진 SK에너지·한화토탈… 변수는 ‘유가’

-이란 원유 수출량의 10% 국내 도입

 주요국 이란산 원유 도입량. 자료=S&P 글로벌 플래츠. 이미지 확대보기
주요국 이란산 원유 도입량. 자료=S&P 글로벌 플래츠.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탈퇴하면서 정유·석유화학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온 정유업계는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석유화학사의 경우 원재료비 상승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변수는 유가의 상승 폭이다. 유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하면 수요 심리가 위축돼 정유·석유화학사들에도 악재다.

15일 글로벌 에너지정보업체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4월 18일 기준 24만6000배럴이었다. 같은 날 이란산 원유 총 수출량(269만5000배럴)의 약 10%에 해당하는 양이다.

S&P 글로벌 플래츠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부활하면서 한국 정유사들의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화토탈과 SK에너지가 피해가 예상되는 주요 업체로 거론됐다.

1분기 한화토탈은 934만6000배럴을, SK에너지는 358만3000배럴을 수입해왔다.

국내 정유사들은 대외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재 방안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며 “작년부터 이란산 원유 도입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며 대체 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뿐 아니라 석유화학사들도 미국의 제재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란발 제재가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어서다.
석유화학사들은 나프타를 원재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나프타는 원유에서 정제되기 때문에 유가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결국 유가가 오르면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이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여 업계의 타격도 제한적이다. 문제는 원재료비 상승을 뒷받침할 만큼 수요가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기 보수로 공급량이 줄거나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수요가 급증해야 하는데 그런 이슈가 없다”며 “원재료비만 올라 업계는 손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수는 유가가 얼마나 오르느냐다. 장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 수요 심리가 위축돼 정유사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석유화학사들 또한 수요의 상승폭보다 원재료비가 더 크게 오르면 부담이 된다.

현재 유가 전망은 엇갈린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가스정책본부 연구원은 “미국의 제재로 인한 불확실성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중국과 인도 등이 원유 수입 금지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며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적다”고 예측했다.

반대로 유가가 하반기 8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석유 생산국들이 가격을 올리기 위해 공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6월 개최 예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추가적인 감산 조치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 유가는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