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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방담]기상천외 메뉴얼부터 물벼락까지… 재벌 갑질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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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방담]기상천외 메뉴얼부터 물벼락까지… 재벌 갑질 '끝판왕'

재계가 갑질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만식 몽고식품 전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부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미투 갑질, 한진가 차녀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까지. 그야말로 ‘오너 갑질 공화국’이다. 글로벌이코노믹이 대한민국 총수들의 갑질 끝판왕을 가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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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원조 갑질 ‘나야 나’


한진그룹의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는 지난달 12일 광고대행사 팀장에게 회의 중 물컵을 던져 논란이 됐었다.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와 관련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조 전 전무는 “손등으로 (종이컵을) 밀쳤는데 음료수가 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이 무색하게 대한항공 본사 직원은 또 다른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조현민 전 전무가 간부급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쏟고 고성을 지르는 내용이었다.

이에 앞서 한진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사건으로 공분을 샀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비행기를 되돌렸다.

연이은 갑질 논란으로 2012년 대한항공 승무원의 자살 사건까지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승무원은 쇼트에 대한 부담감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쇼트는 기내 면세품 판매 시 손실이 발생하면 승무원이 사비로 메꾸는 제도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객실사업본부장으로 승진한 2011년부터 강조됐다. 대한항공은 “개인 병력 때문”이라며 자살 사건을 쉬쉬했다.

◇운전기사가 봉(?)

운전기사 갑질의 원조는 단연코 몽고식품 김만식 전 명예회장이다. 운전기사는 입사 첫날부터 김 전 회장에게 폭행을 당했다. 바지가 접힌 부분을 손으로 펴주다가 정강이를 차였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김 전 회장은 툭하면 정강이와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고, 가슴과 어깨를 주먹이나 라이터로 내리찍었다.

김 전 회장과 쌍벽을 이루는 갑질의 주인공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다. 운전기사는 이해욱 부회장의 갑질을 ‘게임’에 비유했다.

첫 단계는 물컵에 물을 가득 채운 후 안전하게 출발하기다. 물이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면 이 부회장은 운전기사를 때렸다. 마지막 단계는 사이드 미러를 접고 운전하기였다. 위험한 지시지만 따르지 않으면 폭행을 당했다. 이 부회장의 갑질로 40명이 넘는 운전기사가 그만뒀다.

◇갑질 종합세트


오너들의 갑질은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는 여직원을 상대로 한 성추행으로 공분을 샀다. 여직원들 앞에서 야한 동영상을 보는가 하면 여비서 지원자랑은 회사 차로 드라이브를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성추행 갑질로 문제가 됐다. 매주 첫째주 목요일, 박삼구 회장과 만나는 자리는 승무원들 입장에서는 ‘지옥’(?)이었다. 박삼구 회장은 승무원들을 상습적으로 팔짱을 끼고 포옹했다.

심지어 에어부산은 ‘회장님 대응 메뉴얼’을 만들었다. 팔짱을 끼고 리액션을 할 조, 회장님이 가려고 하면 가지 말라고 외칠 조를 미리 나눠 연습했다.

◇오너 3세가 더해


‘금수저’ 3세들의 폭행도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현대가 3세 정일선 현대비앤지(BNG)스틸 사장은 A4용지 140여 장 분량 ‘갑질 메뉴얼’을 만들어 논란이 됐다.

메뉴에는 속옷과 양말을 챙기는 법부터 서류 위치 등 수행 비서들이 따라야 할 세세한 업무지침이 담겨있었다. 만약 수행비서가 실수를 하면 정 사장은 정강이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씨도 지난해 한해에만 두 번의 폭행에 휘말렸었다. 김동선씨는 지난해 11월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신을 부축하던 변호사의 뺨을 때리거나 머리채를 붙잡았다. 이에 앞서 1월에는 만취한 채로 테이블에 올라 술집 종업원을 때리고 집기를 부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