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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상장 원점…올해 IPO '초대어' 판도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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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상장 원점…올해 IPO '초대어' 판도 급물살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KTB네트워크, 롯데정보통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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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대어' SK루브리컨츠가 코스피 상장 추진을 돌연 철회했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로 시장점유율 35.8%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시가총액 5조원에 달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에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달 27일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지난달 25~26일 진행했다"며 "수요 예측 과정에서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지 못해 상장 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향후 IPO 판도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조 단위의 IPO 대어들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대표적으로 현대오일뱅크, 카카오게임즈, KTB네트워크, 롯데정보통신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 동종업계 현대오일뱅크, 오너리스크 롯데정보통신…우려와 기대 상존


2일 투자은행(IB)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가 SK루브리컨츠의 상장 무산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당초부터 SK루브리컨츠의 성적표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됐다. 두 회사는 공통으로 시가총액이 조단위인데다 모두 윤활유기와 연관성이 있는 정유사업을 하고 있다. 또 과거 상장 실패 경험이 있다는 점 때문에 비교 대상이 되곤 했다.

그러나 선두주자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실패로 시장에서 정유산업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다는 게 증명됐다. 정유산업은 정제마진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비교적 낮게 책정된다.

일각에서는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의 상황은 다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오일뱅크는 견조한 정유 시황에 석유화학 사업 등 비정유 사업 비중을 확대하면서 탄탄한 실적을 거뒀다"며 "아울러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 OCI와 카본블랙 합작사 현대OCI 등의 비정유사업 전망이 밝다는 점도 호재"라고 판단했다. 예상공모 규모만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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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시스템통합(SI)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정보통신도 IPO시장의 기대감을 받아왔다. 그룹 총수가 구속 수감중임에도 단행한 만큼 그룹의 야심찬 IPO전략으로 꼽힌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투자부문(롯데IT테크)과 사업부문(롯데정보통신)으로 물적 분할한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기업가치가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차세대 IT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data), 클라우드(Cloud), 블록체인(Block Chain), 핀테크 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오너리스크가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힌다. 외풍에 민감한 거래소가 구속 중인 기업 오너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호텔롯데 등 그룹 일감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눈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호텔롯데는 오너의 일감몰아주기 비리로 앞서 상장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 한투 주관, KTB네트워크·카카오게임즈 '촉각'…공격적 공모가 산정 우려


올해 상장을 목표로하고 있는 KTB네트워크와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SK루브리컨츠 '공모가 고평가' 논란의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KTB네트워크의 시가 총액은 약 6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KTB네트워크는 전체 운용자산이 5000억원대로 국내 벤처투자사들 중 3~5위권에 해당한다. KTB네트워크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중국, 미국, 태국, 인도 등 해외 시장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8월 중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도 역시 주관사가 한국투자증권이라는 점에서 우려와 기대가 상존한다. 오는 9월경 코스닥시장 입성을 준비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약 1조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상장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최근 배틀그라운드, 음양사 등 연이은 성공으로 흥행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루브리컨츠 측은 올해 내 재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한 검토를 중단하고 사업 내실을 다지는 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의 상장 무산을 시작으로 IPO시장 구도가 바뀔 수 있다"며 "IPO 주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모가 부풀리기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라 남은 대어들도 수요 흥행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