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분기 결산을 완료한 S&P 500 지수 구성 기업 중 20%가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와의 전화 회의에서 트럼프의 수입 관세를 화제로 논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1분기 결산 발표는 트럼프가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10%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나타낸 이후 첫 결산 발표 시즌이다. 존 올린 할리데이비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초부터 이미 원자재 가격 급등을 예상하고 있었으며, 수입 관세의 추가 비용이 치솟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심지어 향후 몇 분기에 걸쳐 상당한 역풍이 불어 닥칠 것을 전망했다.
월풀은 미국 정부가 수입 세탁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오히려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주 마크 필즈 최고경영자(CEO)는 연중 사용할 원재료비의 견적을 약 5000만달러(약 535억원) 상향 조정하고, 최대 3억달러(약 3211억원)에 이를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주된 이유는 역시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솅크스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미국 정부의 수입 관세 인상 가능성에 의해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상품의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Caterpillar)'는 올해 1분기에 기계 설비 산업 분야의 철강 제품에 대한 구매 비용이 약 15% 정도 올랐다며, 원자재 급등으로 회사의 이익률이 압박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비용 부담이 증가한 만큼 자사 제품의 가격 인상 등으로 대응할 태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3위의 주택건설업체 '풀트그룹(PulteGroup)'의 로버트 오쇼프네시(Robert O'Shaughnessy) CFO는 수입 관세 문제와 관련되어 철강과 알루미늄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 사실에 대해 업계 모든 부문이 당연하게 풀이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대부분을 커버하기 위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만큼 가격을 올리더라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현 실태에 대해 꼬집었다.
트럼프의 고관세 조치가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지 알 수는 없지만, 대상국보다는 자국 업체의 손실이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은 당사자를 비롯해 전 세계가 체험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