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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뚝 떨어진 달걀값…향후 두세 달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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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뚝 떨어진 달걀값…향후 두세 달이 ‘고비’

달걀값이 뚝 떨어졌다.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 수입한 달걀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산란계 농가가 달걀 생산을 재개하며 달걀이 과잉생산됐다. 사진=김형수 수습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달걀값이 뚝 떨어졌다.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 수입한 달걀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산란계 농가가 달걀 생산을 재개하며 달걀이 과잉생산됐다. 사진=김형수 수습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수습기자] “달걀 한 판 값이 커피 한 잔 값에도 못 미친다.”

유통업계 관계자가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앞에 두고 한 말이다. 가금류 3100만마리를 살처분했던 조류독감에 이은 살충제 달걀 파동이 휩쓸고 지나간 지 9개월 가까이 흘렀지만 산란계 농가는 낮은 달걀 가격 때문에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류독감이 잠잠해지면서 산란계 농가는 달걀 생산을 재개했는데, 시장에는 살충제 파동 당시 수입하기 시작한 달걀이 남아 있어 판로가 마땅하지 않은 것이다.
달걀값은 살충제 달걀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8월 1일(7688원)보다 약 43.5% 폭락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정보종합센터가 공개하고 있는 달걀 유통가격동향에 따르면 26일 달걀 한 판(특란)의 소비자 가격은 4345원이다.

26일 오후 매장을 돌며 달걀 한판 가격을 확인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4780원(특란)에, 홈플러스 합정점은 4580원(특란)에, 이마트 용산점은 4390원(대란)에 달걀 한 판을 팔고 있었다. 홍대 인근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파는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은 5200원이었다.

달걀값이 가파르게 떨어진 이유는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살충제 파동이 터진 뒤 수입한 달걀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산란계 농가가 닭을 다시 키우면서 달걀이 과잉 생산됐다. 빵처럼 달걀이 들어가는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수입 달걀을 쓰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두세 달이 지나 올해 6~7월은 돼야 지난해 12월에 수입된 달걀이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충청남도 아산에서 산란계농가를 운영하는 한 농민은 “지금 산란계 농가는 사료값도 안 나오는 상황이다. 달걀은 폐기비용이 많이 들어 배추밭처럼 갈아엎을 수도 없어 덤핑으로 팔고 있다”며 “달걀을 수출하거나 정부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형수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