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6일 전경련회관에서 ‘생산성과 한국경제 재도약’ 세미나를 개최했다.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는 주제발표에서 “금융위기 이후 지난 9년간 노동생산성 증가율(0.282%)을 웃도는 임금증가율(명목 3.577%, 실질 1.677%)을 경험했지만, 높은 가계부채로 소득증가-소비증가-투자증가의 선순환이 어려워 성장이 침체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책방향으로 “주요국 대비 낮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부문의 투자증대를 유도할 수 있는 규제완화, 혁신산업육성과 같은 직접적인 투자증대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공부문의 고용을 늘리는 정책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업종별로 생산성 향상 전략을 차별화하고, 주력업종 중심의 기술혁신과 생산성 혁신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이익 집단의 반발, 낮은 과학기술 수준 등이 생산성을 제약하고 있고, 고령화와 중국의 추격으로 주력산업의 중국 이전이 가속화될 경우 기업투자가 감소하면서 생산성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국 경제에 대해 “저성장, 저출산 기조와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과 정규직 전환, 법인세 인상, 소유지배구조 개혁, R&D 세액공제 축소 등 최근 정책들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로의 이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행 고리를 끊기 위한 여러 대응책 중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에 따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종화 고려대 교수는 "한국 경제가 국제기구에서 아직 선진국 수준에 맞는 혁신 역량과 제도를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받고 있다"면서 "경제 전체의 제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기술혁신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