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방송 능력 체크’라 불린 사전 점검은 출국 당시 진행되는 브리핑에서뿐만 아니라 귀국 편을 고려해 해외 체류 시에도 진행됐다.
기내방송 체크는 방송 담당 승무원이 휴식 시간 동안 머무는 현지 호텔에서 카카오 보이스톡 연결을 통해 진행됐다.
담당 승무원이 현지에서 전화 연결을 하면 객실 승원 팀장, 방송 담당 강사 등 일부 직원이 스피커폰을 통해 해당 방송을 듣고 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방송 능력 점검은 평소 없는 절차다.
더욱이 대한항공은 승무원들이 따로 방송 자격증을 취득해야 기내방송을 할 수 있다. 통상 가장 상위 자격을 가진 승무원이 기내 방송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총수 일가 탑승하면 방송 능력을 따로 듣고 체크할 정도로 까다롭게 점검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땅콩 회항’의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은 “기내방송의 경우 상위 직급자한테 한 번씩 테스트를 거쳐 그중에서도 제일 잘하는 사람이 방송한다”면서 “(총수 일가가 탑승하면) 볼륨 조절까지 신경 쓴다. 사소한 이유로 면책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총수 일가 응대하는 매뉴얼은 공식적으로 만든 매뉴얼이 아니다”라며 “기내 방송과 관련해 사실관계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