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엘리엇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 제안…증권업계 "현대글로비스 주가 불확실"

공유
3

엘리엇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 제안…증권업계 "현대글로비스 주가 불확실"

현대차그룹 반대입장 가능성, 기존 지배구조개편방안 유지할듯

Elliott이 제시한 현대차그룹 지주사 체제의 최종 시나리오에는 현대글로비스의 활용방안이 빠져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Elliott이 제시한 현대차그룹 지주사 체제의 최종 시나리오에는 현대글로비스의 활용방안이 빠져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이자 현대차그룹의 주주인 엘리엇(Elliott)이 현대글로비스 대신현대차현대모비스의 합병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23일 현대차그룹의 지분으로 보유한 것을 빌미로 지배구조 개편과정에 개입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을 개시했다.
일단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합병을 통해 지주사를 경쟁력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으로 재탄생시킬 것을 주문했다. 현대차 대 현대모비스 합병비율은 1대 1.52 로 제안했다. 하현재의 복잡한 지분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배당금 수준도 글로벌 자동차업계 수준인 순이익의 40~50%로 확대하고 현재와 미래의 모든 자사주를 소각하라고 주문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먼저 엘리엇의 제안에는 현대글로비스 활용방안이 빠져있어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는데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비스는 그룹 지배구조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거라고 전망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의 이유 및 현대글로비스와의 주식 교환 비율에 대한 논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며 "이전에 일었던 합병비율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참여연대를 주축으로 글로비스와 모비스간 합병비율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모비스 분할법인을 상장사인 글로비스와 0.61대 1의 비율로 합병하는 것은 총수 일가 지분에 유리하게 적용돼 훗날 모비스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보게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일가의 글로비스 지분은 29.9%에 달하는데 비해 모비스 지분은 6.96%에 그친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원안, 자료=KB증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원안, 자료=KB증권

또 다른 반대 이유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할 명분이 미약하다는 점이다. 엘리엇 지분량이 현대차그룹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의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보유 지분은 각각 1% 정도에 불과하다"며 "현대차의 시가총액이 큰 만큼 큰 영향력은 없다"고 분석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엘리엇의 영향력이 커서 다른 주주들과의 결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지분율이 적어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측도 이날 언론을 통해 "기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출자구조 재편 계획은 투명경영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충분히 검통한 사안"이라며 "지적되고 있는 글로비스 일감 몰아주기 문제까지 해결할 열쇠"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엘리엇 제안으로 인해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향방은 불확실해졌다. 증권업계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주요 3사와 달리 글로비스 주가에 제한적인 요소가 있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지배구조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상승했다"면서 "엘리엇의 새로운 대안의 제시는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으론 "현대차그룹 내 글로비스에 대한 비전이 명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 주가 상승은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구체화되지 않은 현대글로비스의 신규사업(차량공유, 인프라 등)계획을 추가로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