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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1분기 실적 부진 우려…힘든 시절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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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1분기 실적 부진 우려…힘든 시절 이어지나

3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실적 발표 보니 '부진'
회계 문제로 장사 잘 할수록 부진하게 나오는 상황
일회성·계절적 요인 겹쳐…상반기는 계속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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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보험사 1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높다.

3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실적은 전년 대비 대체로 부진했다.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은 상장 보험사 또한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다.
시장은 상장 보험사 전반이 1분기에 크게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 기저효과·계절적 영향, 신계약 판매경쟁 과열 때문이다. 적자전환이 우려되는 회사도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업계의 상반기 전체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생명의 지난 1분기 영업수익은 1조4196억원이다. 전년 대비 15.51%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409억4173만원으로 전년 대비 6.28% 감소했다. 지배주주 지분 당기순이익은 338억2790만원으로 9.94% 늘었다. 대신 총포괄손실(당기순이익+기타포괄이익) 260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KB손해보험은 1분기 당기순이익 9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6% 줄어든 수치다. 하나생명 1분기 순이익은 62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2% 감소했다.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은 회사도 대체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3일 실적 추정치(컨센서스)가 산출되는 상장 보험사 4곳의 실적 전망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부진하다.

가장 우려가 높은 곳은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1분기 영업손실 930억원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분기 28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다. 당기순이익 또한 1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6% 줄어들 전망이다.
생명보험업계 부동의 넘버원인 삼성생명 또한 다르지 않다. 삼성생명의 1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2632억원이다. 전년 동기(7990억원) 대비 67.1% 줄어든 수치다.

추정치가 나오지 않은 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실적 부진 우려가 높다. 가장 큰 것은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보장성 신상품 경쟁 때문이다. 비용이 더 많이 들더라도 마진이 높은 상품을 판매한다면 기업에는 긍정적이다.

문제는 보장성 상품 판매 경쟁과 더불어 저축성 상품 판매 감소로 신계약비 이연 한도가 축소된 점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지금은 고마진 상품을 팔수록 실적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장사를 잘 하고 있는데 실적에 부정적이라는 것은 일견 이해가 어렵다.

김 연구원은 “최근 감익 추세는 회계상의 문제”라며 “현행 회계상 저축성 보험을 더 팔수록, 혹은 보장성 보험을 팔지 않을수록 당기에 인식해야 할 신계약상각비가 줄어들어 실적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뒤집어보면 장사를 잘 할수록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는 논리다.

회계 문제 외에 계절적 요인과 기저효과도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월 한파와 폭설 등의 영향 때문에 자동차보험과 인보험 부문에서의 보험금 청구가 늘어나며 손해율이 상승할 전망이다. 4월 실손의료보험 단독판매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의 신계약 판매 경쟁이 과열되며 사업비 지출 규모 또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유가증권 처분손익 시현과 준비금 환입 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존재한다”고 말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