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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환율주권, 김동연 부총리의 이상한 처신 …원 달러 환율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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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환율주권, 김동연 부총리의 이상한 처신 …원 달러 환율 어디로

[김박사 경제진단] 환율주권,  김동연 부총리의 이상한 처신 … 외환거래 정보 공개 이후 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금리 어디로?
[김박사 경제진단] 환율주권, 김동연 부총리의 이상한 처신 … 외환거래 정보 공개 이후 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금리 어디로?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소장 / 경제학 박사]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정보 공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한국 정부가 환율을 조작해 온 혐의가 있다면서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이 같은 미국의 요구에 대해 우리 나라의 환율 주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러던 것이 새 정부들어 한-미 FTA 재협상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과정에서부터 무역수지 흑자국들의 환율 조작을 문제삼아왔다.

인위적으로 환율을 올리는 방법으로 무역흑자를 늘려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나라의 환율을 문제 삼았다.

특히 FTA 협상에 환율 문제를 포함시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한국 정부의 외환 개입 정보 여부가 이슈가 됐다.

미국 백악관은 올 초 한-미 FTA 재협상 결과를 미국 국민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한국과의 환율 현안을 타결했다면서 부속 합의서에 그 내용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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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환율주권, 김동연 부총리의 이상한 처신 … 외환거래 정보 공개 이후 환율 어디로?


한국과의 환율 현안이 무엇인지 백악관이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미국 뉴욕증시 애널리스들은 두 가지를 꼽았다. 그 첫째가 한국이 무역수지 흑자를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환율 인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발표와 미국 뉴욕 증시의 이 같은 해석에 대해 한-미 FTA 재협상을 진두 지휘했던 한국 측 김현종 무역대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미국과 한국이 서로 합의하여 한미 FTA를 합의해 놓고도 미국과 한국의 발표가 서로 달랐다. 달라도 너무 많이 달랐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미국이 거짓말을 했다면 한국이 항의했어야 옳다. 환율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해 우리가 합의한 적이 없는 내용을 미국이 합의했다고 주장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국가 간의 미래 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김현종 대표는 우리 국민에게는 환율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홍보하면서도 환율 이면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미국 무역대표부나 미국 백악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공식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현종 대표의 이런 아리송한 처신으로 백악관이 주장한 한국과의 환율 이면 합의 주장은 적어도 미국 증시에서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최근 미국 워싱턴을 다녀왔다. IMF 봄 회의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것이지만 미국과의 환율 협상이 더 큰 주목을 끌었다. 한국 정부는 김동연 부총리가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개입 정보 공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단순한 협의라고 했지만 세계 금융시장은 한-미 간의 매우 심각한 환율 협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올 초 김현종 무역대표가 미국에 합의해 준 환율 부속 협상의 세부 내용을 논의했다는 분석도 파다하게 나오고 있다.

미국 므누신 재무장관과의 협의가 끝난 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이달 내 서둘러 결정하진 않겠다"며 “개입 내역 공개에 대해 시장이 적응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수개월 내에 정보 공개을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정보 공개는 세계적인 추세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공개하고 잇다. 개입 정보를 적극 공개함으로써 환율조작국의 의혹을 떨쳐버릴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 공개가 우리 정부의 장기 청사진에 따라 주체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압력에 반 강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외환개입 정보 공개가 우리 스스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약 우리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면 수년 전부터 장기 개방계획이 밝혀졌어야 옳다.

김동연 표 외환 정보 공개는 우리 정부의 장기 청사진에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또는 심지어 올해 경제운영계획에서조차 없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정황이 겹치면서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강력하게 요구하자 한국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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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환율주권, 김동연 부총리의 이상한 처신 … 외환거래 정보 공개 이후 환율 어디로?


정부가 사전에 충분한 예고도 없이 외환정보 공개 쪽으로 갑자기 방향을 틀고 나섬에 따라 그동안 정부의 외환보호막 속에서만 살아았던 우리 기업과 투자자들의 불안이 적지 않다. 세계적인 헤지편드나 국제 투기꾼들이 새로 공개되는 외환시장 개입 정보를 이용해 환투기에 나설 경우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 정보공개 이후 국제 외환투기 세력으로의 공격을 능수능란하게 막아낼 정도로 우리 외환당국의 실력이 쌓여졌는지도 의문이다.

외환 개입 정보 공개에 있어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이 공개의 대상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매도와 매수 양쪽 모두 공개하는 것보다는 순매수 내역 공개를 관철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왔다. 순매수 내역 공개는 당국이 외환을 사고 판 흔적을 지우고 알릴 수 있다. 매수와 매수 금액이 각각 100억원일 경우 순매수는 0원으로 표시된다.

지난 2015년 나온 TPP 회원국 거시정책당국의 공동선언에는 회원국들이 외환시장 개입 상황에 대해 분기별 즉 3개월 단위로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은 6개월 단위의 순매수 내역만 공표하고 있다. 우리가 처음부터 TPP에 가입했으면 싱가포르 방식이 가능할 수 있었겠지만 너무 늦게 나서는 바람에 이제는 TPP 회원국 거시정책당국의 공동선언을 그대로 준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

우리 주체적으로 장기 플랜을 세우고 그에 따라 미리 대비해 오지 못한 결과다. 만약 정부가 올해 TPP에 가입한다면 대부분의 회원국이 따르고 있는 3개월 단위의 매도·매수 총액 공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근에는 1개월마다 공개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박사 경제진단] 환율주권,  김동연 부총리의 이상한 처신 … 외환거래 정보 공개 이후 환율 어디로?이미지 확대보기
[김박사 경제진단] 환율주권, 김동연 부총리의 이상한 처신 … 외환거래 정보 공개 이후 환율 어디로?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세계 무역 대국 중에서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나라가 흔치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이와 관련한 압박이 거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언제까지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개방과 공개는 대세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미국의 압력에 끌려가면 시행착오가 생길 수 있다. 1997년 우리가 겪었던 외환위기가 경제펀더멘털이 양호한 상황에서도 당시 재무부가 외환을 잘못 관리해 야기된 참극이라는 사실을 반면 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국민의 촛불 소망으로 출범한 정부가 환율주권을 넘겼다거나 또는 외환관리에 실패했다는 구설에 오르지 않았으면 한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