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무역전쟁에 BMW "관세 현실화땐 생산 축소"... 美 노동자 보호 위해 무역전쟁 중단해야

공유
1

美 무역전쟁에 BMW "관세 현실화땐 생산 축소"... 美 노동자 보호 위해 무역전쟁 중단해야

트럼프가 자국민의 일자리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중국 정부가 내민 새로운 화해의 실마리를 이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자료=gov.cn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가 자국민의 일자리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중국 정부가 내민 새로운 화해의 실마리를 이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자료=gov.cn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로운 무역전쟁에 독일 자동차 메이커라는 복병이 출현했다. BMW와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관세전쟁이 현실화되면, 독일 기업들이 미국 생산을 축소할 움직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 마찰 문제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동차에 부과되는 25%의 관세를 크게 낮추겠다고 약속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는 중국의 화해 제안처럼 보인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끌어 올리는 방안을 발표하는 등 관세 인상을 둘러싸고 양국은 서로를 위협하는 상황이었다.
BMW와 다임러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의 상당수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어 관세 강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당연히 이 공장에서 일하는 미국 노동자의 생계가 위협을 받을 것은 뻔하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BMW 공장은 직원 1만명을 고용하고, 지난해 37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는 BMW 세계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그리고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급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중심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4분의 1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고급차 메르세데스 벤츠를 산하에 둔 다임러 또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3700명을 고용하고 지난해 중국으로 7만대를 수출했다. 이는 노동조합의 힘이 강한 독일에 비해 미국의 노동 비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미국의 주 정부는 이러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세제를 비롯한 각종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치켜든 보호주의의 주먹을 내리지 않는 한 주 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다임러와 BMW 양사가 관세인상으로 겪는 추가 비용은 총 17억유로(약 2조245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사에서 보면 이 비용을 고스란히 짊어지기 보다는 미국을 떠나 다른 지점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그동안 해외 자동차 메이커는 이미 중국 기업과 합작 회사를 설립하고, 현지 생산과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따라서 이번 무역 마찰을 계기로 향후 더욱 많은 생산 거점이 중국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70%가 중국산이었으며, BMW는 최고 인기를 구사하는 'X 시리즈'를 제휴업체 화천중국자동차(华晨中国汽车)와 함께 올 여름부터 중국에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생산을 줄이고 중국 생산을 늘릴 명분은 모두 갖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다른 나라의 무역 관행에 따른 자국민의 고용 상황이 악화되고, 기술 노하우가 도둑맞는 것을 우려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국제적인 상황은 전혀 맞지않는다는 것이 결론이다. 시 주석은 관세 인하의 전망을 내놓고, 트럼프 대통령에 손을 내밀었다.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트럼프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그 손을 잡는 것뿐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