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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X 사고' 테슬라, 사망한 드라이버 실책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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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X 사고' 테슬라, 사망한 드라이버 실책 '비난'

"사고 당한 마지막 운전에서 몇 번 경고 발생"

3월 23일 발생한 테슬라의 '모델X' 사고는 주행하던 차량이 중앙 분리대에 충돌하면서 운전자가 사망했다. 자료=abc이미지 확대보기
3월 23일 발생한 테슬라의 '모델X' 사고는 주행하던 차량이 중앙 분리대에 충돌하면서 운전자가 사망했다. 자료=abc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2018년 3월 23일 발생한 테슬라의 모델X 운전자 사망 사고는 전 세계적으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차선을 충분히 오인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드라이버에 의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자동차가 발하는 경고에 대해 드라이버가 반응하지 않았던 사실로 "핸들을 손으로 잡지 않았음"을 주장하며, 운전자에 대한 과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테슬라는 11일(현지 시간) 결국 사망한 드라이버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사고에 대해 그동안의 상황을 살펴보면, 2017년 9월에도 테슬라 모델X는 비슷한 형태의 사고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도 오토파일럿을 작동시켜 주행 중이었으며, 특정 시간대에 차량이 마음대로 중앙 분리대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고 보고됐다. 또한 태양 빛을 마주본 상태에서 분기로가 차선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지적된 것도 이번 사고와 유사하다.

사고를 당한 것은 38세의 월터 황(Walter Huang) 씨로 애플(Apple)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었다. 아내인 세본(Sevonne) 씨에 따르면, 황 씨는 자주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같은 장소의 장벽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말했고, 뉴스에서 사고의 모습을 본 세본 씨는 곧장 사고를 일으킨 것이 황 씨라는 것을 예견했다고 한다.

테슬라는 사고 발생 시 오토파일럿이 사용되었음을 인정하고 있지만, 사고 직전 6초 동안 황 씨가 핸들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한편 황 씨의 동생인 윌(Will) 씨는 "황 씨는 핸들에서 손을 떼는 타입이 아니다. 항상 주의깊게 운전하는 드라이버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테슬라는 사고에 관한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는 먼저 가족을 잃은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사고에 대한 책임만큼은 모두 드라이버가 잘못한 것으로, 오토파일럿 기능에 대한 오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성명 내용을 요약하면, 가족의 증언과 같이 황 씨는 오토파일럿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특정 장소에서 특히 신뢰할 수 없다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사고 당시는 오토파일럿을 작동한 상태에서 몇 번이나 경고했는데도 불구하고 도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게 테슬라의 설명이다.

또한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을 사용할 때 드라이버가 주의할 것과, 그리고 핸들에 손을 얹고 있는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주의사항은 오토파일럿을 사용할 때 매번 수행된다고 주장했다. "만약 드라이버의 손이 핸들에 없는 것을 시스템이 감지하면 시각적·청각적으로 경고가 이루어진다"며, 실제 황 씨가 사고를 당했던 마지막 운전에서도 몇 번이나 경고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고에 대한 소송을 맡은 마이크 펑(Mike Fong) 변호사는 테슬라의 성명 발표에 대해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에 대한 가족들의 우려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해서 황 씨를 비난하고 있다"며, "센서는 도로에 그려진 차선을 오인했고, 시스템은 정지한 물체를 감지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사고에 대해서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조사가 끝날 때까지 고소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