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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회생 길 열렸다…노사 극적 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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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회생 길 열렸다…노사 극적 타협

-노사 자구안 막판 합의…'노사 확약서' 10일 오전 제출
-RG발급 가능, 신규 자금 지원 없을듯

STX조선해양 노사는 10일 새벽 인력 감축에 전격 합의하면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사진=STX이미지 확대보기
STX조선해양 노사는 10일 새벽 인력 감축에 전격 합의하면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사진=STX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STX조선해양에 회생의 길이 열렸다.

STX조선해양 노사는 10일 새벽 인력 감축에 전격 합의하면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당초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9일 오후 5시를 마감 시한으로 잡았으나, 사측이 자구안을 갖고 노조를 설득하는 작업이 이어지자 이날 자정까지 노사 확약서 제출 기한을 연장한 바 있다.

이에 STX 조선해양 노조와 채권단은 9일 오후부터 10일 자정까지 마라톤협상을 이어갔고,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데 성공했다.

앞서 정부와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8일 STX조선에 자력 회생의 조건으로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과 노조 확약서를 요구했다.

그러나 제출 마감 시한 당일 전까지 사측과 노조의 입장은 팽팽히 맞섰고, 결국 사측은 생산직 근로자의 75%를 감축하는 인건비 절감 방안을 제외한 나머지 자료(자산 매각, 수주 확대 방안)만 산은에 전달했다.

이후 사측은 노조를 설득하기 위해 당초 희망퇴직이나 아웃소싱 등 인적 구조조정 규모를 줄이는 대신, 상당한 수준의 무급휴직과 임금·상여금 삭감 등을 통해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생산직 인건비 75% 절감 효과를 내는 방안을 제시했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협상이 타결됐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한 10일 새벽 노사확약서를 제출 마감 시간을 넘겨 노사 협상이 이뤄졌다"면서 "마감 시한은 넘겼으나 노사가 밤새 긍정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했고, 성실한 협의 과정을 진행한 점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는 자구계획 이행방안 중 인건비 부분에 대하여 상호 합의에 근접했고, 조합 내부절차에 따라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자구안을 두고 사측과 팽팽히 맞서던 노조 측이 제출 마감시한 임박해서 동의 의견을 낸 데는 법정관리라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회사가 법정관리 들어가는걸 꺼린 것 같다. 노조도 회사가 최악으로 가는것보다 합의하는 쪽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사 양측이 합의한 노사확약서는 오전 중에 제출될 예정이다.

다만 STX조선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노사 간 최종 합의가 도출됐다 하더라도 정부가 시한을 넘겨 제출한 노사확약서를 받아줄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STX조선의 노사확약서를 수용한다면 STX조선은 향후 정상적인 수주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산은은 마감시한 내 노사 확약서 제출 조건으로 RG(선수금환급보증)를 제공하는 등 STX조선해양의 회생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신규 자금 지원은 없을 전망이다.

현재 STX조선의 수주 잔량은 16척이다. 현금보유량은 1475억원이다.

STX조선은 지난 2016년 6월에도 법정관리를 신청,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바 있다. 이후 무상감자와 출자전환으로 지난해 7월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했으나 3년째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겪어 왔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