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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에 놀아난 토종기업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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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에 놀아난 토종기업의 몰락

흑자신화 아가방앤컴퍼니, 매출하락 왜?… 퇴사자들은 알고 있었다!

아가방앤컴퍼니에서는 최근 넉달 연속으로 한달에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퇴사했다. 사진=크레딧잡이미지 확대보기
아가방앤컴퍼니에서는 최근 넉달 연속으로 한달에 10명이 넘는 직원들이 퇴사했다. 사진=크레딧잡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김은수 수습기자] "회사 운영할 생각이면 이렇게 안하죠. 이런(중국식) 기업운영 방식은 매각을 위한 것입니다."
"한국 기업을 매각한 중국 회사들이 비즈니스를 제대로 할까요? 제가 알기론 중국 자본이 한국 기업에 들어와서 좋았던 사례가 없었습니다."

멀쩡하던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기업에 매각된 후 몰락해가는 현실을 두고 외마디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들은 업계 1위에 빛나던 아가방앤컴퍼니의 추락을 곁에서 목격했다. 퇴사자들은 중국 랑시그룹의 한국법인에 26.5%의 지분을 넘긴 시점으로부터 모든것이 바뀌었다고 핏대를 세웠다. 중국 교포 3세가 회장이 되고 중국 길림성 조선족 출신이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 회사는 이들의 중국식 경영방식에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아가방컴퍼니는 본래 탄탄한 매출액과 자본력으로 무장한 회사였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11월 중국자본이 들어서기 이전인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부 2000억원을 웃돌았다. 영업이익도 2010년 152억원, 11년 102억원, 12년 49억원, 13년 39억원으로 줄줄이 흑자 신화를 이어갔다. 당기순이익은 10년 122억원, 11년 71억원,12년 25억원, 13년 2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4년 11월 중국 랑시그룹의 한국법인이 아가방앤컴퍼니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해당년도 연결기준 매출액은 1601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73억원, 당기순이익 -72억원 적자를 냈다. 상황은 더 악화됐다. 매출액은 15년 1573억원으로 급감하더니 16년 1500억원 작년엔 1400억원으로 줄어 들었다. 작년말에는 영업이익 -39억원, 당기순이익-48억원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냈다. 회사의 유보금 역시 고갈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을 살펴보면 13년 1221억원이었던 금액이 14년 중국자본이 들어오고나서 1138억원으로 무려 83억원이나 감소했다. 14년 이후 이익잉여금은 연이어 줄어 들어 작년엔 1113억원이었다.

퇴사자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현 대표이사로 앉아있는 신상국은 대리석 회사를 운영한 경험으로 무턱대고 패션업계에 뛰어들었다"면서 "패션의 '패자'도 모르는 사람이 운영하는 패션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A씨의 말은 맞았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해보니, 신상국 대표이사는 길림성량유식품진출구공사 천진지사 총경리와 태영건축자재유한공사사장을 역임했을 뿐 패션사업에 관한 경력은 전무했다.

A씨는 또 "패션브랜드들은 기본적으로 사업아이템을 시장에 내놓을 때 3년은 지켜본다. 1년차에 론칭하고 2년차에 전년도 리뷰를 통해 상품이나 운행상에 발생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한다. 3년차에 접어 들어서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그때 접는 걸 검토한다"면서 "(아가방앤컴퍼니는)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만에 단순히 적자가 났다고 접자고 한다. 이런식으로 운영된다면 적자가 나더라도 원인을 파악할 수가 없다. 영원히 적자를 해결할 수 없는 구조"라고 답답해 했다.

직원들을 향한 회사의 처우는 더욱 암담했다. B씨는 "(아가방앤컴퍼니는) 임원 포함 모든 직원이 3개월 이후 정직원되는 수습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그 사실을 미리 얘기해주지 않는다"며 "연봉이 지급되는 방식도 12/1 아닌 13/1 방식을 따른다"며 "한마디로 전근대적인 노동지급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게 풍운의 꿈을 안고 유아용품업체에 출근한 직원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퇴사율은 무려 63%에 육박하는 치욕적인 기록을 세웠다. 전국 42만 기업정보를 기록하는 사이트 크레딧잡에서 국민연금 데이터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 한해(2017년 02월~2018년 01월사이)동안 아가방앤컴퍼니의 퇴사율을 조사한 결과다.

전체인원 193명 중 122명이 퇴사한 것이다. 동종산업군 평균 퇴사인원이 4명인 것을 고려해봤을 때 심각한 수치다. 공교롭게도 중국 등의 해외자본에 매각된 기업들은 대부분 아가방앤컴퍼니과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확인된 내용은 <해외기업으로 팔려간 유아패션업체들>이란 제목(가제)의 후속기사를 통해 연속보도할 계획입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중국 등 해외기업에 매각된 후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았거나, 경영상의 문제에 대한 전현직 임원 및 직원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보도는 취업준비생들과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의 알권리를 위한 것이니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조규봉 기자 김은수 수습기자